흐지부지되는 집단 급식 사고



[기자수첩]이태경
6월 한 달 전국을 식중독 공포로 몰아넣었던 집단 급식사고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고 있다. 식중독 원인식품 규명이 '영구 미제'로 남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 사고를 유발했지만 책임소재조차 분명히 밝혀내지 못하고 관련 업체에 대한 처벌도 없이 사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원인을 밝히지 못한 상황에서 후속 대책을 마련해도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위탁 급식의 직영을 의무화한 대책이 한바탕 의미 없는 소동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역학조사를 맡은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보건당국은 6월 22일 중간조사를 통해 "노로 바이러스가 원인균"이라고 확인한 이후 40일이 지나도록 식품에 대해서는 아무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27일 발표할 예정이던 최종 역학조사결과 발표 계획이 차질을 빚자 책임 미루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식약청에서 검사 결과가 넘어오지 않았다"고 둘러대고, 식약청 측은 "질병관리본부가 종합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린다"며 발을 빼려 하고 있다.

원인 규명만큼이나 대책도 진전이 없다. 급식에 대해 학교장 책임 의무화 등의 부담으로 직영 전환은 더디기만 하다. 331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국 1665개 학교의 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해 얻는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위탁급식협회는 지난 28일 의견서를 통해 "정부가 식중독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내놓지 못한 채 직영 전환하면 된다는 유아적 발상으로 갈등을 봉합하려 한다"며 급식법 개정안의 재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의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급식사고 원인이 조속히 규명돼야 할 것이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