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고 이후, 대학식당도 비상

“학교식당 직영이 나으려나 …”

지난달 발생한 학교급식사고 이후, 대학 학생식당의 위생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들은 이번 사태가 비단 CJ푸드시스템(CJ)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에 공감하며, 대안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새로운 업체 선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가 하면, 직영화 방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CJ가 지난달 26일 35개 대학의 급식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힘에 따라, CJ에서 학생식당을 운영하던 숙명여대, 연세대, 단국대, 상명대 등은 현재 새 업체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지난 1월 CJ를 선정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지만, 사고 대처 능력을 감안해 매출액 10위내 기업으로 자격을 제한했다. 숙명여대 관재팀의 김준호씨는 업체 선정과 관련해 “자사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쓸 만한 기업으로 규모도 간과할 수 없으며, 업체의 신뢰도와 전문성에 중점을 두고 선정할 계획”이라 말했다.
CJ가 철수 의사를 밝힘에 따라 새로운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연세대 기숙사 역시 ‘식당운영자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생들과 교수들이 함께 참석해 각 업체의 제안서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새 급식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위생 관리 상태는 검토 항목에서 더욱 중요해져,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토론을 거쳐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연세대의 학교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김민우 생활협동조합(생협) 차장은 “학생들의 입맛이 점차 까다로워져 학생들의 선호도가 업체 선정의 중요 요인으로 고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대 및 위탁 급식 방법은 이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만족을 주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S푸드의 안 모 영양사는 “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양사들은 본사에서 지정해준 예산에 맞춰 식단을 짜는데, 사업장이 큰 경우나 매출이 좋아야만 예산 중 60~70%를 식재료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좋은 식재료로 손님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많아야 좋은 식재료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L 기업에서 근무하는 이모 영양사는 “영양사가 책임지는 만큼, 양질의 식단을 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는 어디에 배정되느냐에 따라 다르다”며 “예전에 근무했던 한 고등학교에서는 영양이 먼저인지, 돈이 먼저인지 고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양사는 식단의 영양뿐만 아니라, 수돗물, 소독 상태, 식당 관리 등 전반적인 분야를 혼자 관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놓치는 부분이 생길 경우 위생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직영식당은 수익보다 학생 복지 우선

학생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대학들이 최근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학생식당의 모든 식자재를 유기농으로 공급하고 있는 상지대는 메뉴 가격이 1600~2200원 정도로 다른 대학 식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유기농 식자재는 일반 재료보다 3배가량 비싸지만, 그 차액은 학교에서 지원한다. 지상윤 상지대 생협 담당자는 식당 운영과 관련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자판기 등에서 이익을 메우는 방법으로 좋은 식자재를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복지과 직영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충북대 식당도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6년 동안 이곳 식당에서 근무하는 채현숙 영양사는 “우리는 판매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식재료비는 위탁 업체보다 15%~20%정도 높게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충북대 각 식당에서는 실습 나온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방학동안 전공과목 중 하나로 인턴실습을 해야 하는 이들은 학생식당, 기숙사 등에서 학생들이 먹는 음식에 대한 영양 교육을 받고, 직접 식단을 짜는 실습을 하기도 한다. 충북대의 이러한 실습 프로그램은 학생식당을 찾는 다른 학생들에게 오히려 믿음을 주고 있다. 박해룡(정보통신공 03)씨는 “친구가 식당에서 실습을 하고 있어서 안심하고 밥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으며, 조성준(토목공 05)씨는 “결국 우리가 먹는 음식을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과 같아, 위생 문제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대학식당은 대규모 사업 “직영이 능사는 아니다”

물론 직영운영에도 문제점은 있다. 채 영양사는 “예산이 넉넉지 않고, 식재료에는 투자를 아낄 수 없기 때문에 시설은 위탁 운영 식당보다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시설이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어 학생들이 오래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종종 제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급식산업은 영양, 가격, 위생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자본 집약 사업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직영화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학교 측이 급식 설비 및 확충을 책임지기위해서는 교육재정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직영화는 전문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숙명여대 관재팀의 김준호씨는 “중·고교와 달리 대학에서 실시하는 급식은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직영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정래(교육학) 부산교대 교수는 한 일간지 칼럼에서 “급식업체가 이윤보다는 학교급식의 본래취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제감면, 전기사용료 인하 등과 같은 행정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학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