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방학' 부른 탁상행정
부산시 작년 급식예산 5억 정부 반납
올 8억 삭감돼 수혜자 1000여명 줄어
부산에서 무료급식을 받는 학생 10명 중 8명가량이 이번 여름방학 기간 중 시의 급식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부산시가 배정받은 학교급식 예산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5억 원을 정부에 반납하는 바람에 올해 예산이 8억 원가량 삭감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 여름방학의 점심식사 무료급식 학생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7000여 명으로, 이는 학기 중 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시교육청 무료급식 학생수의 15%선에 불과하다. 시교육청은 올해 151억여 원을 배정해 기초수급대상자, 차상위계층 등 초·중·고교생 4만5979명에게 급식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들 지원대상 학생중 3만8979명이 이번 여름방학 급식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처럼 방학중 무료급식 대상 학생수가 학기중과 크게 차이가 나지만 시는 지난해 정부지원 급식예산 63억 원을 모두 집행하지 못하고 남은 5억 원을 연말에 반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올해 예산이 반납분 등의 영향으로 8억 원 정도가 줄어든 55억5300만 원으로 책정됐으며, 이 중 방학 급식예산은 17억3000만 원이다. 결국 시에서 지난해 관련 예산을 적절히 사용, 올 예산에 반영했다면 적어도 1000명 이상이 추가로 방학기간 무료급식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스스로 포기한 셈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리도 5억 원을 남겨 반납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시에서 대상 학생 현황을 정확하게 실사했는지 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방학 중 급식사업이 첫 시행된 지난해에는 급식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강해 예산이 많이 배정돼 집행하고 돈이 남아 반납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복권기금 등이 제외되는 바람에 예산규모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방학 중에는 학생이나 가족들이 급식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기초수급대상자 등 중복지원이 되면 제외되기 때문에 교육청 수치와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방학중 무료급식 학생에 대한 시의 지원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급식예산을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이용자 위주로 배정하고 이 밖의 가정에는 음식점 지정이나 도시락 배달, 그리고 식권지급(3000원 상당)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아동센터나 복지관을 이용하지 않는 저소득층 학생들은 자존심 등을 내세워 방학중 무료급식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학교 2학년 김모 군은 "엄마가 돈벌러 나가면 동생과 함께 점심 때 빵을 사먹거나 굶는 경우가 많다. 구청에서 식권을 나눠주는 것을 알지만 받으러 가기 부끄러워서 차라리 굶는 게 낫다"며 "개학을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