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중독 예방 체계적 위생교육을
금년 여름 긴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사상 최대 규모의 학교급식 식중독이 발생한 지도 한 달 여가 지났다. 보건 당국은 환자들의 분변을 검사하여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한 바 있으나, 이 바이러스가 어느 식품이나 어떠한 환경으로부터 유래됐는지 밝혀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선진국들은 어떻게 바이러스 식중독에 대처하고 있고, 우리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 독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식중독이 발생한 경우 환자의 분변을 이용하여 검사를 하는데 분변에는 다량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므로 검사가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식품에 바이러스가 오염된 경우는 존재량이 워낙 미량인 데다 세균과는 달리 사람 몸속에서만 증식이 가능하므로 식품에서는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가 식품과 함께 체내에 들어가면 비로소 자라기 시작한다. 게다가 사람이 섭취하는 방법 외에는 이를 키울 수 있는 세포나 실험동물도 없다.
따라서 식품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분리한 후 유전자 증폭법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도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2006년 6월6일자로 보고된 미국 질병관리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급성 위장염 환자 약 2천3백만 명 중 50% 이상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 보고서에서는 검출방법이 식품마다 특성이 달라 보편화된 공인 방법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다만 패류에 한해 검출방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전체적으로 비세균성 식중독 중 80% 이상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환자의 분변을 통한 바이러스 추적을 하고 있으나 식품으로부터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방법이 각 실험실마다 다르고 국가간 공인된 방법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 년 전부터 이에 대비해오고 있다. 식약청 지원 연구사업으로 필자를 포함한 국립보건원이 공동연구를 통해 굴과 일부 패류로부터 바이러스 검출법을 개발한 바 있다. 앞으로는 다른 식품으로도 적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예에서 보았듯이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공인된 방법을 정립하기에는 노로바이러스와 식품구성물질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로서의 최선책은 식품취급 단계별로 다양한 오염 경로를 차단하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 바이러스 식중독은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보건 당국은 식품업계 종사자를 포함한 국민을 대상으로 위생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공인된 검출방법의 확립과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여 식중독 발생에 즉각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