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직영전환 난감
부산교육청, 169개 중고교 시설교체 등에 600억 소요
재원대책 없이 법개정 사업진행 불투명


최근 서울 등지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학교 집단급식 사고를 계기로 입법화된 '학교급식법'에 따라 부산지역 중·고등학교의 급식을 전면 직영으로 전환하는 데 600억 원대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부산시교육청이 24일 위탁급식 학교 169개 교를 대상으로 긴급조사를 실시한 결과, 당장 내년부터 직영전환을 희망하는 학교가 106개 교(비조리교 9개 교 포함)인 것으로 나타나 우선 400억 원대의 돈이 투입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학교급식법이 내년 1월 20일부터 정식 발효됨에 따라 오는 2009년까지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일선 학교의 급식시설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부산에서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중·고교의 모든 시설을 직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600억 원가량이 필요해 정부나 부산시의 특별 지원 없이는 전면 시행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위탁급식을 하고 있는 169개 학교(중학교 49개, 고교 120개)가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오는 2009년까지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 단 고등학교는 불가피한 경우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식재료의 선정이나 구매·검수 업무를 제외하고는 위탁급식을 실시할 수 있다.

이들 위탁 급식학교에 대해 시교육청이 직영전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106개 교가 직영전환을 희망하고 나머지는 부분위탁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영희망 학교 가운데 공동급식을 하고 있는 비조리교 9개를 제외하면 내년부터 당장 97개 교(중학교 26개, 고교 71개)가 직영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8월부터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현장실태 조사를 벌이면 정확한 금액이 산출되겠지만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보니 사업시행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학교급식의 직영전환에 대해 일선 교육청이 해당 자치단체와 연계해 우선 추진할 것을 원하고 있어 예산 확보는 어렵게 됐다. 예산난이 가중되고 있는 부산시가 이처럼 큰 돈을 내놓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학교급식법 개정안 제8조 1항에는 '학교급식의 실시에 필요한 급식시설·설비비는 당해 학교의 설립·경영자가 부담하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다'고만 규정, 자치단체 등의 재정지원에 대해 강제성은 없다.

이 때문에 학교급식 직영전환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시교육청만 예산확보에 애를 태우고 있다.

결국 지나치게 여론만 의식한 정치권이 예산확보 문제나 시민사회의 정확한 의견수렴 없이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