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직영 ‘눈치 지연’ 식중독 한달 갈등 여전


23일로 학교 집단급식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다. 설사와 복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은 사라졌다. 학교급식법도 개정돼 학교장이 책임지고 급식을 관리·감독하는 직영제로 점차 전환된다. 그렇게 시끄럽던 대형 사고가 일단락된 듯하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르다. 개정안은 위탁 급식을 하는 학교에는 2009년까지 직영 전환을 미뤄도 좋다고 명시했다. 그때까지는 법적으로 위탁 급식이 허용된 것이다. 직영제와 위탁제에 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일선 학교들은 이젠 ‘언제 직영 전환을 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는 급식사고가 났을 때만 해도 곧 직영으로 전환할 것 같았다. 이전에도 직영을 요구하는 학내 목소리가 컸고 현 업체와의 계약도 내년 2월로 끝나 직영을 준비할 시간도 충분했다.

그러나 ‘직영 전환을 3년 유예할 수 있다’는 개정안 내용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직영과 위탁 급식의 장·단점을 두고 논쟁도 벌어졌다.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 결과 ‘(곧바로) 직영 전환하자’는 의견이 51%로 반수를 넘었다. ‘(당분간) 위탁 운영하자’(20%), ‘학교 결정에 따르겠다’(27%)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학교운영위원회는 ‘2008년까지 위탁 급식 연장, 업체는 추후 선정’이라는 절충안을 택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는 “일단 새 영양사를 채용했지만 현재 급식과 관련해서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학까지 한 달여밖에 안 남았고 업체 선정 등에 최소 2~3주가 필요해, 자칫 2학기에도 도시락을 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위탁 급식을 하는 620개 중·고교에 지난 20일까지 직영 전환시기를 확정, 통보해 달라고 했지만 절반 정도만 답이 왔다. 그 학교들도 직영 전환을 되도록 늦추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남부교육청의 위탁 급식 중학교 26곳 가운데 2곳만 내년 직영 전환을 결정했다.

정치권이 지난달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면서 직영 전환 시기를 명시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3년의 유예기간을 주면서 ‘현 위탁업체와 계약기간 만료시 직영 전환’ 등의 조항이 없자 직영 전환에 부담을 느낀 학교들이 위탁 재계약 등을 하며 전환을 늦추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 김재석 부위원장은 “정부는 학교급식법 개정안 시행령에 ‘현 위탁업체와 계약이 만료되면 직영 전환해야 한다’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는 내달초 CJ푸드시스템과 피해지역 시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피해학생 450여명이 소송에 참가했다. 1인당 청구금액은 2백만원으로 정해졌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