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공단 인근 무허식당서 음식섭취
근로자 13명 독극물중독 증세




◇ 11일 오후 남구 용연동 모식당에서 국밥과 파전을 먹은 석유화학공단 근로자 13명이 심한 발작과 신경마비,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울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지환 기자
경련·신경마비·호흡곤란으로 의식불명
시·노동부 진상조사…음식물 감식의뢰

울산 석유화학공단 근로자 13명이 음식을 먹은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계 질환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경찰과 울산시 등 관계당국이 일제히 진상조사에 나섰다.
11일 울산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께 남구 용연동 모 식당에서 국밥과 파전 등을 먹은 S화학공장 하청업체 근로자 권모(32)씨 등 8명이 경련과 신경마비, 호흡곤란 등 간질과 발작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시내 울산병원과 중앙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오후 6시께 남구 용연동 K화학공장의 하청업체 근로자 우모(42)씨와 최모(38)씨 등 5명도 공장 안에서 파전 등을 나눠먹은 뒤 같은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울산병원과 중앙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병원으로 옮겨진 근로자 13명 중 2명은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 등에 입원했으며 나머지 근로자 11명도 의식은 있지만 복통과 두통 등을 호소하며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중인 근로자 권씨는 “이날 낮 12시께 인근 식당에서 직장 동료들과 국밥과 파전 등을 나눠먹은 뒤 갑자기 한 명이 경련과 호흡곤란 등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하던 중 나머지 동료들도 현기증과 복통 등 유사한 증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의들은 쓰러진 근로자들이 음식을 먹은 뒤 증세가 나타났지만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아닌 경련과 호흡곤란 등을 비롯해 혈뇨(소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것)현상 등을 나타내고 있어 식중독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산병원 신경과 박영석 과장은 “식중독은 위장계통에 증세가 나타나야 하지만 근로자들이 발작과 간질 등의 증세가 두드러져 식중독은 아닌 것 같다”며 “일단 독성물질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근로자들의 혈액과 소변, 가검물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검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틀 사이 동일 식당에서 제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물을 섭취한 근로자들이 잇따라 간질과 발작 등의 증세를 보이자 경찰과 울산시, 노동부, 한국산업안전공단 등 관계당국이 일제히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울산시는 피해가 발생한 식당의 식기류와 음식물 등을 모두 수거해 역학조사에 나섰고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은 근로자들이 근무한 화학공장 등에 대해 합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경찰은 근로자들이 독극물에 의한 중독 증상을 보임에 따라 식당음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해 식당 음식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가 더 있는 지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울산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