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흔들리는 식탁안전, 해법은?
농장에서 식탁까지 일관관리
최근에 발생한 학교급식 사고가 사회 전반의 식품안전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부랴부랴 지난 3월 발표한 ‘식품안전처’(가칭) 신설 카드를 다시 내놓으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다급하게 대책을 내놓은 것이 한두번이 아니어서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식탁 안전을 위한 근본 해법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알아본다.
◆‘사후 약방문’식 대책 마련 급급=정부가 식품 안전을 늘 강조하는데도 왜 유사한 대형사고가 해마다 되풀이되는 것일까. 이는 정부가 여론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임시방편적인 대책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에도 식중독 사고가 터진 다음에야 서둘러 관계장관들을 불러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식품안전처 신설 방침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여러 부처로 분산된 식품업무를 한곳으로 일원화해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하지만 이것도 판매단계에서의 위생검사에 치중해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여론몰이식 부처 이기주의 매도 곤란=식품 안전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에서 가공·판매까지 한 부처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정부가 식품안전처를 설립해 식품문제를 총괄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일관관리를 위해 생산부처인 농림부가 식품안전을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인데도 이를 부처 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새로운 부처를 신설한다는 데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국무조정실이 주재한 ‘식품안전대책협의회’ 회의에서도 ‘농림부 소속의 식품안전청 설치’안이 가장 힘을 받았던 것과도 배치되는 방침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 정해지기는 했지만 식품안전문제가 마치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해결되지 못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문제의 본질을 찾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부가 일관관리해야=정부가 최근 식품안전처 설립 방침을 재확인, 발표하자 농업계는 물론 소비자단체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축산업계를 중심으로 한 12개 농업인단체와 한국소비자연맹 등 9개 단체, 학계 대표 등이 ‘식품안전관리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반대운동에 나섰다. 2004년에도 축산식품의 안전관리를 농림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이관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소비자단체가 적극 반대하고 나서기도 했다. 농림부가 축산식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한 이후 식품안전 사고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과 WHO(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도 최종 제품에 대한 검사만으로는 안전성을 근본적으로 확보할 수 없어 생산부터 가공·유통까지의 일관관리를 권고하고 있다.
이문한 서울대 교수는 “주요 선진국가가 농식품의 안전업무를 생산부처가 일관관리토록 하는 것은 이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서 “우리도 농식품의 생산과정을 속속들이 아는 농림부가 식품안전관리를 맡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