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가족 건강 관리 “손 씻으세요!” 우(雨)~ 우(雨)~. 장마철이다. 길거리 응원 때 잠시 물러갔던 장마전선이 북상하며 전국이 다시 영향권에 들었다. 아쉬운 6월의 축제가 끝난 뒤 찾아온 축축하고 후텁지근한 날씨는 몸과 마음을 더욱 더 물먹은 스펀지처럼 만든다. 일할 맛은 떨어지고 마음 한구석은 왠지 휑뎅그렁하다. 이 틈을 타 ‘물 만난’ 세균들만 살판났다. 우리 몸 구석구석부터 집·사무실·학교까지 전방위에 걸쳐 총공격을 퍼붓고 있다. 벌써 구멍이 크게 뚫렸다. 최근 잇따라 터진 급식 식중독 사고로 학교마다 입원·조퇴·시험 연기 등 비상이 걸렸다. 이 뿐만 아니다. 각종 피부염에 천식·수인성 전염병 등 크고 작은 질환이 발생하는 때가 장마철이다. 여기다 궂은 날씨는 우울증·불면증·관절염까지 악화시키기도 한다. 피할 수 없는 장마라면 예방이 최선이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손·발 등만 깨끗이 유지해도 웬만한 질병은 막을 수 있다고 전문의는 조언한다. 예년보다 더 길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장마. 가족 모두 건강하게 나는 방법을 알아본다. ■ 할머니 관절염 “신경통 도지는 것 보니 비가 오려나.” 날씨가 흐리면 무릎이 쑤신다는 관절염 환자에게 장마철은 말 그대로 ‘뼈저린 시기’다. 궂은 날씨만 되면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흐린 날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원인은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기온과 기압의 변화가 주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흐린 날씨로 외부 기압이 낮아지면 관절 내부의 압력이 깨지면서 염증 부위가 부어 오르고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또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관절 주위를 비롯한 여러 근육을 뭉치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한다. 관절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선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찬바람을 피하고 규칙적 운동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운동을 중단하면 통증을 더 악화시킨다.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고 통증을 줄이는 데는 수영만한 운동이 없다. 운동을 하기 힘들다면 맨손체조·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김제관 광동한방병원 진료 부장은 “장마철에 관절이 부었다면 찬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부기 없이 통증만 있다면 온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한다. ■ 아빠 스트레스&불면증 온도·습도가 높은 장마철은 불쾌지수와의 싸움이다. 장마철 불쾌지수는 흔히 80을 넘고. 83이면 대부분 불쾌감을 느낀다(표 참조).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는 데다 공기 중 습기가 높아 평소 같으면 웃고 넘겼을 일에도 짜증이 나기 일쑤다. 장마철에는 또한 낮에 졸리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는 일이 잦다. 이와 같은 주기가 반복되면 생체 시계가 이에 익숙해져 만성적 불면증이 유발될 수 있다. 또 수면 구조가 깨지면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거나 어지럼증·두통·인지 능력 저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선 규칙적 시간에 잠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낮에 졸림증이 있다면 10~15분 내외의 낮잠이 좋다. 30분 이상의 낮잠은 오히려 개운함을 반감시키고 밤잠을 방해할 수 있다. 불쾌지수 ■ 엄마 피부&우울증 ▲피부 : 장마철에는 작은 뾰루지 하나에도 신경이 쓰인다. 습한 날씨 탓에 상처가 잘 아물지 않을 뿐더러 날씨가 더워 세균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접촉성 피부염·무좀·습진이 더욱 심해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젖은 옷이나 신발이 피부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접촉성 피부염으로 발전해 염증이나 가려움증을 동반한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스테로이드 연고로 가라앉힐 수 있지만 심하다면 전문의 치료가 필요하다. 접촉성 피부염과 함께 자주 발생하는 것이 무좀. 한 번 발병하면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마철에는 특히 발을 자주 씻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신발을 여러 켤레 준비해 번갈아 신는 것도 요령이다. 일단 무좀이 생긴 경우에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으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습기가 많은 날일수록 피지 분비량이 증가해 외부의 더러운 먼지들이 피부에 더 잘 달라붙기 때문에 장마철 피부 관리는 평소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맑은 날 받게 되는 자외선량의 80% 정도는 흐린 날에도 예외 없이 피부에 침투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도 꼼꼼하게 발라 줘야 한다. ▲우울증 : 햇빛이 줄어들게 되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면서 신체 리듬이 깨져 우울증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장마철에 많은 계절적 우울 증세가 오면 하루 종일 쉬 피로하고 무기력해지면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고 의욕 상실로 이어진다. 장마철 우울증에 안 걸리려면 우선 긍정적 생각과 즐거운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 식사로 고른 영양 섭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안을 화사하게 꾸미거나 낮에도 등을 환하게 켜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벼운 외출은 기분 전환에 도움을 준다.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요가나 스트레칭은 무기력감을 날리는 데 좋다. 친한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거나 전화 통화를 해 가까운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김효정 세종병원 신경정신과 과장은 “장마철 우울증은 기간이 짧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사라지기 때문에 심각한 병은 아니지만 2주 이상 우울한 감정을 심하게 느끼거나 체중이 갑자기 줄고 흥미를 쉽게 잃는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다. ■ 아이 수인성 전염병 어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장마철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먹는 물과 음식과 관련된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주변을 청결하게 하지 않으면 콜레라·장티푸스·이질 등 각종 수인성 전염병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어린이는 밥 먹기 전. 화장실을 가거나 외출 후엔 꼭 손을 닦아 청결을 유지해 주면 90%는 예방 가능하다. 장마철 최대 복병은 식중독이다. 식중독은 주로 포도상구균에서 나오는 장 독소에 의해 발생한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우유·치즈·아이스크림·마요네즈 등 유제품에서 균이 잘 자라므로 이 같은 음식을 먹을 때 특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에 2~3일 이상 보관된 음식은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선 음식물 섭취에 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번 오염된 음식은 끓인다고 해도 균이 죽지 않기 때문에 유통 기한을 넘겼거나 상온에 방치됐던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고기와 같이 갈아서 만든 고기는 고기에서 나오는 물을 다 제거한 후 속이 노릇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리를 하여야 한다. 도움말=삼성 서울병원·부천 세종병원·광동 한방병원·리더스피부과 O형 감염 쉽고, B형은 잘 안걸려 지난달 학교 급식 식중독 파동의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는 노로바이러스는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와크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환자의 설사변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그때 붙여진 이름이 노와크바이러스였으나 그동안 발견되는 지역 이름에 따라 여러 번 변경되다 최근 노로바이러스 하나의 명칭으로 통일하였다. 노로바이러스는 특정 혈액형 항원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다. 일반적으로 혈액형 O형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고. B형은 잘 걸리지 않는다. 환자 대변으로 배출된 노로바이러스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오염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 대규모 집단 식중독이 일어난다. 오염된 지하수로 식품을 세척하거나 조리하는 경우도 집단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전파가 쉽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이 이차적으로 걸리기 쉬운 질환이다.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면 24시간 내지 48시간 후에 구토·설사·복통 등을 호소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2~3일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 김의종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2004년에 전파력이 강한 노로바이러스 변이주가 우리나라에서 검출되었으나 아직까지 대규모 집단 설사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단체 급식 식중독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는 노로바이러스가 변이주인지 여부를 빨리 규명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회에는 <남성의 고통-전립선염>을 다룹니다. 정재우 기자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