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원인규명 ‘미궁’ 빠질 듯
보건당국 지하수 늦게 채취… 원인균 못찾아
책임 물을 데 없어져 학생·학부모들만 골탕


수도권 초·중·고교의 집단 식중독 사고 원인 규명작업이 미궁(迷宮)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장조사에 나선 보건당국이 노로바이러스(norovirus)가 검출될 가능성이 높은 음식재료 공급업체의 지하수를 채취했으나, 이 물에서 아무런 원인균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한마디로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없는 결과가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고 학생, 학부모만 골탕을 먹는 상황으로 갈 확률이 높다.

28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식중독 환자들의 대변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자, 이 균이 CJ푸드시스템에 음식재료를 납품한 경기도 A농협의 지하수에서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하수 오염이 확인됐다면, 이번 식중독 사고를 일으킨 원인 물질은 지하수로 씻은 야채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물을 통해 전염된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지하수 1차 검사에서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것은 큰비가 내린 직후인 16일부터 21일까지인데 조사반은 25일에야 뒤늦게 지하수를 수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영훈고교 학부모가 급식환자 집단 발생을 신고해 조사를 벌인 결과, 20명의 급식환자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CJ푸드시스템이 운영했던 경신중·고교와 신정여상에서만 23일에도 225명이 설사 등의 증세를 보였다. 이로써 서울지역의 경우 16일부터 현재까지 38개 학교에서 318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