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사고로 '식품안전처' 신설 논의 탄력
【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8만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의 급식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대규모 식중독 사고를 계기로 지지부진했던 식품안전처 신설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 학교급식 관리를 비전문적인 교육부 및 학교에만 맡겨놓은데서부터 출발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식품정책을 총괄하는 식품안전처가 대안으로 다시 대두되는게 주요 배경이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도 식품안전처 설립 일정이 빨라질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오는 30일 당정협의에서 식품안전처 설립에 관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추진 일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식품안전처 신설 배경=현재 식품관련 업무는 8개 부처로 분산돼 있다. 보건복지부, 농림부, 해양수산부,환경부, 산업자원부, 교육인적자원부, 법무부, 관세청 등이 해당 부처다.
농수산물 가공품 관리는 복지부, 축산물은 농림부, 수산물은 해양부, 먹는샘물은 환경부, 학교급식은 교육부, 주류는 관체청에 맡기는 식이다. 법무부는 부정식품 범죄에 대한 처벌을 담당한다.
이같은 업무의 분산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먹을거리와 연관된 부처의 행정기능을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2004년 불량만두 파동을 겪은 이후 본격화 됐다.
이후 말라카이트 그린 장어 사건과 중국산 납꽃게 등의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업무통합 필요성은 제기됐었으나 흐지부지 돼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김치 파동이 두달여간 계속되면서 먹을거리 안전에 관한 업무 일원화 목소리가 커지자 갑론을박끝에 국무총리실 산하에 식품안전처를 두자는데 까지 진도가 나아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약품 조직은 복지부로 이관시키면서 식약청 위주로 관련 부처의 업무를 넘겨 재편하자는 안이다.
◇진척은 없어=정부는 식품안전 관리 통합을 추진하면서 식품안전처를 다음달인 7월에 발족시킨다는 일정표를 제시했었다.
그러나 식품안전처 설립에 적극적이었던 이해찬 전 총리가 '골프 파문'으로 낙마한데다 한명숙 총리가 지방선거 전 당정협의 중단을 선언하면서 추진일정은 사실상 '스톱' 된 상황이다.
여기에 업무 통합을 꺼려하는 부처 이기주의와 와 정권 말기에 새 기구를 만든다는 거부감까지 더해져 논의가 더이상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식약청에서는 "참여정부에서는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안'이라며 큰 비중을 두지 않아온 것도 사실이다.
◇'난제'는 첩첩=이번 식중독 사건을 계기로 식품안전처 논의는 가속도가 붙겠지만 실제 설립까지는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정부조직법을 개정하고 부처에 흩어진 업무를 통합하는데 대한 부처 내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실제 농림부 등 일부 부처에서는 "생산하는 부처에서 안전까지 맡아야 한다"는 논리로 일원화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식약청 내에서도 의약품 조직이 떨어져나가는 등 기존 조직의 변동에 따른 거부감이 퍼져 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부처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면 되지 굳이 기구를 신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해 법 개정 과정에서 진통이 뒤따를 것이 확실시 된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식품안전이 우선시 되면서 식품안전처 신설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식품안전처 신설 작업이 가속화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법률을 이관하고 새로운 법률의 범위를 정하는 일정이 만만치 않아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