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 속 이물질, 두유 한 상자로 무마?
[오마이뉴스 ]
두유 한 상자 받고 조용히 해달라?
대표적인 유가공 제조업체인 매일유업의 두유제품에서 커다란 이물질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이 '이유식용'으로 출시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유업 측은 피해자에게 진상조사와 개선조치 등도 약속하지 않은 채 사과발언과 두유 한 상자로 사건을 무마하려 해 원성을 사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매일유업 측의 조치가 매우 안일했다는 것이 피해자의 지적이다.
검은 이물질 검출... 매일유업 측, 사과인사와 함께 두유 한 상자 전달
지난 15일 인천에 살고 있는 이선정(가명)씨는 먹다 남은 두유를 분리수거하기 위해 두유팩을 자르다가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가위로 두유팩의 윗부분을 자르고 남은 두유를 따르는데 갑자기 거무스름하고 물컹한 이물질이 나온 것이다. 가로 10cm, 세로 4cm로 제법 컸다. 가공식품에서 생길 수 있는 단순한 침전물이 아니었다.
문제의 이물질이 나온 두유는 전날 세 살짜리 아이가 먹다가 남겨둔 것이었다. 매일유업에서 '국내 최초의 두뇌영양 두유'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는 제품이다.
"전날 애한테 두유를 줬는데 거의 안먹었다. 그래서 제가 좀 먹어봤는데 냄새와 맛이 좀 이상했다. 안 먹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음날 버리려고 가위로 두유팩을 자르는데 그 징그럽게 생긴 이물질이 나왔다. 너무 놀라서 가슴이 떨렸다."
이씨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상담원은 "죄송하다"며 "직원을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상담원은 "혹시 침전물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다음날(16일) 매일유업의 한 직원이 이씨의 집을 방문했다. 이 직원은 "죄송하다"는 인사와 함께 두유 한 상자를 이씨에게 건넸다. 문제의 이물질이 나온 제품과 동일한 것이었다. 당연히 받을 수 없었다.
"이물질이 나온 것과 똑같은 제품을 누가 먹겠나. 두유 한상자 받기 위해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다. 사람들에게 대기업 제품이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아이들을 생각한다는 업체의 제품에서 어떻게 그런 이물질이 나올 수 있나."
매일유업 측 "동일제품 이상유무 조사 의뢰"
특히 이씨는 매일유업의 안일한 문제처리에 분통을 터뜨렸다. 매일유업 측이 이물질 검출이라는 심각한 사건을 한두 마디 사과발언과 두유 한 상자로 무마하려 했기 때문이다.
"말로 죄송하다는 걸 누가 못하나. 매일유업측은 이걸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최초 방문시) 진상조사나 개선조치 얘기도 전혀 없었다. 너무 안일하다."
이씨의 남편도 "우리가 가만히 있었으면 다른 피해자들이 생겼을 것"이라며 "아이들을 상대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이런 문제를 이렇게 안일하게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 방문 당시 진상조사나 개선조치 등에 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던 매일유업측은 2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광주공장 쪽에서 생산된 동일제품에 문제가 있는지 검사를 의뢰했다"며 "불만을 제공하신 고객에게 이물질을 넘겨받아 어떤 종류인지 검사하겠다"고 사후조치를 약속했다.
매일유업측은 "고객에게 불쾌함을 드린 데 사죄한다"며 "이후 본사에서 다시 방문해 사죄하고 고객의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지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