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잘놀고 잘자는 법
독일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대표팀이 승승장구할수록 12번째 선수를 자칭하는 열혈 팬들에게는 기존의 생활주기를 유지하는 게 어려워진다. 특이 이번 독일 올림픽은 시차 차이로 적응이 한층 쉽지 않다.
경기 도중 느끼는 긴장감과 승부욕, 득점했을 때의 승리감,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 심판의 판정에 대한 분노 등 정서적 흥분은 뇌를 각성시키기 때문에 경기 종료 후 잠시 눈을 붙이는 것 조차도 어렵게 할 수가 있다.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그날을 정리하고 다음날을 준비하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잠을 자는 동안 젖산 등 피로물질이 분해되고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등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월드컵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잠시 잠에 빠져 보자.
◇ 새벽 응원과 잠 = 새벽은 꿈을 꾸는 시간이다. 사람은 잠자리에 들면 점점 깊은 수면에 빠지다가 90분쯤 지나면 꿈을 꾸게 된다. 푹 쉬고 난 뇌가 깨어나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고 기억을 정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것.
새벽이 되면서 이런 변화는 점점 빠르게 반복돼 잠의 깊이가 얕아지고 꿈 수면이 늘어난다. 그래서 보통 성인은 하룻밤에 5번 정도 꿈을 꾸게 되고 새벽잠이 적은 노인들은 꿈도 적게 꾼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3,4단계의 깊은 수면을 신체적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으로, 꿈 수면을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는 시기라고 설명한다.
또 꿈 수면은 기억을 형성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몇 시간씩 일찍 일어나 경기를 보게 되면 다음날 기억력, 집중력 등 인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 낮잠 =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를 바이오리듬에 따른 '자연적 낮잠 시간대'라고도 한다. 생체시계는 하루 중 두 번 수면 욕구를 일으킨다. 늘상 잠을 자게 되는 밤과 아침 기상시간으로부터 약 8시간 뒤가 바로 그 때다.
낮잠의 구조는 밤잠과 조금 다르다. 밤에 비해 꿈 수면이 많아 잠깐 잠이 들어도 꿈을 꾸는 경우가 허다하다.
낮잠의 효과는 아직 완전히 증명되지 않았지만 생리적으로 침체되는 이 시간대에 10~30분 정도 낮잠을 자면 피로 회복, 업무 능률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보고하고 있다.
특히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사람에게 낮잠은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 눈의 피로 회복, 휴식 등에 도움이 된다.
단 지나친 낮잠은 오히려 피로감을 더 느끼게 하고 생활 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 건강 수면지침 = 새벽 경기를 관전하려면 어느 정도 바이오리듬이 흐트러지는 것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즐길 때는 다음날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수험생, 다음날 중요한 업무를 앞둔 직장인 등 컨디션 조절이 중요한 사람이라면 다음 중 몇 가지를 실천해 보는 게 좋겠다.
- 일찍 잠자리에 들어 5~6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한다. 다행히 사람의 수면 구조상 깊은 잠은 초저녁에 집중돼 있다.
- 술은 삼가는 것이 좋다. 술은 잠드는 것을 돕는 한편 잠이 얕아지게 하기 때문이다.
- 간식은 가볍게, 소화되기 쉬운 메뉴를 선택한다. 기름지고 푸짐한 간식을 소화시키느라 장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을 때는 깊이 잠들기 어렵다.
- 잠이 부족하더라도 아침 기상 시간, 식사 시간 등은 일정하게 지키고, 일상생활을 가능한 한 평소와 같이 유지한다. 빛과 어둠, 식사시간, 일상활동 등의 외부 자극은 사람의 생체 시계를 24시간에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생체 시계는 외부 자극이 없으면 25시간 주기를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 오후 1시에서 3시경에는 짧은 휴식을 취한다. 10분, 20분 정도의 낮잠, 낮잠을 잘 수 없다면 명상이나 스트레칭도 좋다. 특히 낮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라면 1시간 간격으로 스트레칭을 해 긴장감과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집중력 향상,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 기 교수)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