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월드컵, 기분 좋다고 너무 먹지 마세요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일 것이다. 한국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음식점과 술집은 축구 경기를 보는 사람들로 꽉 차고, 한국팀이 이긴 날이면 삼삼오오 모여 밤새도록 떠들고 먹고 마시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한달을 보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 세 경기(13일 밤 10시 토고. 19일 새벽 4시 프랑스. 24일 새벽 4시 스위스)를 늦은 밤, 또는 새벽에 가진다. 다른 팀의 경기 대부분도 시차로 인해 새벽에 열리게 되는데, 2002 월드컵의 환희를 직접 몸으로 느낀 우리들은 시차 때문에 이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기를 기다리며 맥주 한잔, 그리고 경기를 보면서 맥주 한잔, 그와 더불어 간편한 야식은 필수 준비물이 된다. 하지만 한달내내 라면, 치킨, 피자, 족발 등 간편한 야식과 술로 새벽의 경기를 기다릴 것인가?

야식은 비만의 원인이다. 밤에 먹는 음식은 낮에 먹는 음식보다 더 살이 찌는데 그 이유는 우리 몸의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낮에는 음식을 먹었을 때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글루카곤이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지만 밤에는 주로 인슐린이 분비된다. 야식을 먹게 되면 혈당 조절을 위하여 인슐린 분비는 많아지지만 말초조직에서 인슐린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은 간과 내장에 지방을 축적시켜 비만을 유발하고 특히 내장지방의 증가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의 위험을 높인다.

야식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게 되면 산 분비 과다와 위액역류로 인하여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고,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없어 수면의 질이 저하된다. 수면 시간이 적은 사람들이 비만해질 가능성이 더 높은데, 특히 야식은 수면시간의 감소와 함께 멜라토닌, 렙틴 등 비만 관련 호르몬에 변화를 유발하여 체지방을 증가시킨다.

밤 11~12시부터 아침 6~7시까지 7시간 이상 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잠자느라 짜릿한 월드컵을 놓칠 수는 없다. 그러나 축구 경기를 기다리면서 밤을 새는 것은 금물!! 개운한 상태로 월드컵의 묘미를 마음껏 즐기려면 인체 대사의 대부분이 이루어지는 밤 12시에서 새벽3시는 반드시 잠을 자도록 하자.

축구경기를 보는데 빠지지 않는 메뉴는 술이 아닐까? 골이 들어갈 때마다 한 잔, 위기의 순간마다 한 잔, 파이팅을 외치면서 한 잔, 이러다보면 나중에는 잔을 세는 것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술은 1g당 7㎉의 열량을 내는데 술에 의해 얻어지는 에너지는 우리 몸의 대사과정에서 모두 소비가 되지만 함께 먹는 음식은 대부분 지방의 형태로 전환되어 주로 내장과 간, 혈액 내에 축적되므로 복부비만, 지방간, 고중성지방혈증과 같은 고지혈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술을 마시더라도 가급적이면 도수가 약한 것으로 양을 조절하자!! 술은 도수가 약한 술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고 같은 양을 먹더라도 천천히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여유를 줄 수 있으므로 덜 해롭다.

또한 술과 함께 먹는 건강 야식으로 권장할만한 음식은 은 콩 및 두부류, 해산물, 우유, 녹황색 채소, 당분이 적은 과일 등이 좋고, 가급적 과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새벽 경기가 끝난 후 바로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것보다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이나 조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술과 야식, 축구 경기와 함께 환희의 한 달을 보낸 후에 남는 것은 수면 부족, 속쓰림과 만성 피로, 그리고 체지방 증가일 수 있다. 월드컵이 끝나면 노출의 계절 7월이 다가온다. 멋진 몸매와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을 수 있는 건강 야식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는 지혜를 가지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