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365일] 여름 불청객 식중독, 당신의 방심을 노린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L씨.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 잔병치레가 없으며 소화불량 등 증상이 나타난 적도 별로 없다.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을 만나 청담동 근처 횟집에서 저녁을 먹은 L씨.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아랫배 통증을 느낀 L씨는 '소화불량이겠거니'하며 집 근처 약국에서 소화제를 하나 사 먹고 귀가했다.
TV를 보다가 갑자기 오한을 느낀 L씨는 컨디션이 안 좋으니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갑자기 몰려오는 복통과 설사, 오한으로 견딜 수 없었다.
결국 택시를 잡아타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달려간 L씨는 그날 밤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극심한 복통에 잠을 설쳐야 했다.
결국 L씨는 병원에 입원해 혈액검사와 X선, 내시경 등 각종 검사를 받고 유행성 식중독 균에 의한 감염성 장염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L씨는 이후 같이 저녁을 먹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했지만 한결같은 대답은 "어, 난 괜찮은데…"라는 것이었다.
당시 L씨를 담당했던 이 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는 "L씨는 어패류를 통해 식중독 균이 옮아 감염성 장염에 걸린 경우"라며 "여럿이 함께 먹었더라도 다른 사람은 그냥 배출되는 데 반해 혼자만 발병해 고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월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식중독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이란 말 그대로 세균에 감염된 음식을 먹고 여러 감염질환에 걸리는 상태를 말한다.
식중독이 한여름에 유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실상 식중독의 위험은 5월 중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가 가장 심하다.
7ㆍ8월은 워낙 기온이 높고 습하므로 음식점 관계자를 비롯해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도 음식에 조심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5ㆍ6월은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는 시기로 음식 보관에 허술할 수밖에 없다.
설령 관리를 한다고 신경쓰더라도 한여름에 비해 소홀한 것은 사실이다.
◆ 식중독 원인은 여러가지
=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가지다.
가장 흔한 경우가 세균이 음식을 통해 직접 환자 몸 속에 들어가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세균의 직접적인 감염에 의한 경우는 살모넬라균에 의한 것이 가장 많으며 비브리오균, 캠피로박터균, 리스테리아균, 시겔라균, 대장균, 간염 바이러스와 노워크 바이러스 등이 식중독을 발생시키는 주요 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에 의한 식중독이 있다.
포도상구균이 분비한 독에 의한 사례가 가장 흔하며 보튤리늄균, 바실러스 시리어스균의 독에 의한 식중독이 자주 보고된다.
자연에서 만들어진 독에 중독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복어나 버섯이 식중독을 자주 유발하는 음식재료다.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도 있다.
음식을 통해 수은, 납 등 중금속류, 농약 등을 섭취한 경우다.
◆ 패혈증 유발하는 어패류 주의
= 살모넬라균은 감염성 장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이다.
계란, 닭고기 등을 통해 주로 감염되지만 어패류 등을 통해서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에 침투하면 설사 등 단순한 장염증세만 보이는 살모넬라 장염에서 고열과 탈수를 동반하는 장티푸스까지 일으킨다.
잠복기를 가질 수 있으므로 한번 감염된 사람은 균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염성이 강하므로 음식점 종사자들은 지속적으로 보균 여부를 점검하고 예방백신을 맞아야 한다.
비브리오균은 바다에 사는 세균으로 여름철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 수가 급속하게 증가해 주위 바다생물을 오염시킨다.
생선회, 초밥 등 충분히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특히 간경화 등 간관련 질환이나 당뇨환자, 알코올 중독자들은 감염되면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
패혈증에 걸리면 다리에 출혈을 동반한 수포가 생기고 고열이 난다.
병이 굉장히 빨리 진행되고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최악의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질도 세균이 인체에 침투해 발생하는 식중독의 대표적인 사례다.
시겔라라고 불리는 이질균이 장점막을 직접 침범해 증상을 일으킨다.
이질에 감염되면 설사, 복통이 심하고 고열이 동반된다.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고 끈적거리는 점막도 보인다.
의사들은 이를 두고 변이 콧물을 닮았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질은 빈혈이나 신부전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도 있는 골치아픈 질환이다.
때문에 걸리면 치료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전파력도 매우 강하기 때문에 한 명이 걸리면 그 주위 사람들이 수일 내 감염되기도 한다.
O157 대장균은 이질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킨다.
소 등 가축의 대변이 육류에 오염돼 전파되며 주로 덜 익힌 햄버거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다.
햄버거 고기는 육질을 다져 만들기 때문에 육질 표면에 오염된 세균이 햄버거 고기 속으로 들어가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서 많이 증세가 나타나므로 여름철에 자녀들이 햄버거 먹는 것을 줄이는 것이 좋다.
포도상구균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독소를 만드는 대표적인 세균이다.
보통 사람의 피부에 많이 살고있는 세균으로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거나 손에 상처가 난 사람이 음식을 조리했을 때 음식을 오염시킨다.
포도상구균이 만든 장독소는 인체에 들어가 식중독을 일으킨다.
설사, 복통보다는 구토가 심하고 두통, 어지러움 등 전신증상을 유발한다.
음식 섭취시 데우거나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골치 아픈 병이다.
위장관 질환은 세균 명칭은 아니고 세균이 일으키는 감염성 설사질환을 통칭한다.
대장균, 살모넬라, 캄필로박터 등 여러가지 세균이 일으키며 감염되면 복통, 설사, 열 등이 나타나지만 혈변 등은 잘 나타나지 않고 합병증도 없다.
■도움말주신분=오원섭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 김상우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