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더 맛있어졌어요”
현장점검 / 학교급식 우리농산물 시범사업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고 우리 먹을거리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학교급식에 우리 농산물을 사용토록 하는 것은 농업계의 오랜 바람이다. 이에 올해 학기 초부터 농림부와 농협이 예산을 부담하며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 내 학교급식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시범사업이 실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촌형 시범지역인 경남 거창지역을 찾았다.
◆소규모 농촌 학교 호응 커=18일 오후 1시를 갓 넘긴 거창초등학교 급식소. 친구들과 점심을 먹던 박소정 어린이(6학년)는 “최근 들어 점심밥이 아주 맛있어졌다”며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거의 반찬을 남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같은 반 이남준 어린이도 “돈가스 같은 반찬이 나오면 더 좋지만, 지금 먹는 밥도 맛있다”며 식판의 음식을 싹싹 비워낸다.
거창 웅양초등학교의 영양사 조덕자씨는 “그동안 면 단위 작은 학교에서는 물류 비용 등을 이유로 식자재 업체들이 공급 자체를 기피해 급식 운영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범사업으로 특히 면 단위 농촌 학교의 급식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배대순 거창교육청 학교급식담당 주무관도 “대상 학교 영양사들이 함께 모여 공동식단을 짜는 등 영양사의 부담이 크게 줄고 식단이 다양화되는 등 급식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농협 농산물종합유통센터 활용을=도시지역에 위치한 중·대형 학교의 경우 조달체계의 융통성이 줄어들어 예전보다 다소 불편해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학생 수가 비교적 많은 거창초등학교의 하철호 교장은 “식재료 납품업체를 민간업자에서 지역축협으로 전환한 이후 물품 조달이 다소 불편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래원 거창축협 하나로마트 점장도 “갑작스런 사업 참여로 준비가 덜 된 탓도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물품을 단시간 내에 대량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개별 조합으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일정 품질 이상의 농산물을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농협 농산물종합유통센터를 급식 물류센터로 활용케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지자체 나서야=최종석 거창교육청 교육장은 “학교급식에 우리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사업 주관 단체의 적극적인 의지와 장기적인 비전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범사업에 그치지 말고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정부 계속사업으로 확대해, 지역 특성에 맞는 급식체계 모델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동흠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사무국장은 “현재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는 교육부인데, 농림부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중앙부처가 통상마찰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를 바꾸고, 우리 농산물 사용에 따른 비용부담에 지자체의 노력이 병행될 때 급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욱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사무관은 “농림부 등과 협의해 관계 법령이 규정하는 범위 내에서 우리 농산물이 학교급식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학교급식 우리농산물 시범사업은=학교급식의 식재료를 전량 우리 농산물로 대체하는 대신 추가 소요비용을 농림부와 농협이 절반씩 지원하고 있다. 현재 대도시(부산), 중소도시(전남 나주), 농촌형(경남 거창) 등 35개교에서 이뤄지고 있다.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