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파문】“아이들 식습관은 지도교사의 책무” “자라나는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해 순수한 교육적 열정에서 편식을 예방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가급적 피하도록 노력을 기울인 것이 이런 물의를 일으켜 여하튼 죄송스럽게 생각해요. 하지만 학교 영양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고른 영양 상태에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신념을 갖고 급식지도를 하는 것이 이렇게 돼 안타깝습니다.” 최근 충북 진천군 모 초등학교 영양교사로 근무하면서 점심 급식 때 어린이들이 먹다 남긴 음식(일명 ‘잔반’)을 강제로 먹도록 했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경고)를 받고 지난 12일 관내 다른 학교로 전보된 이명순 교사(38·여·사진)는 16일 착잡한 심정으로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요즘 어린이들은 전반적으로 생활환경이 좋아지면서 가정에서 육식과 인스턴트식품을 즐겨 먹다 보니 학교 급식에서도 편식하는 습관과 밥을 남기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바로 잡기 위해 교육적 차원에서 힘쓴 것이 일부 와전되거나 오해로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만난 이 영양교사는 “날로 심해지는 어린이들의 편식과 육식 선호를 일선 교사들마저 그대로 놔두면 누가 바로 잡고 올바르게 교육할 수 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까지 11년간 ‘영양교사’로 근무하면서 자신의 맡은 일은 학생들이 편식 없이 고른 영양 속에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실천하는 길이였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1일 이 학교에 부임한 이후 전체 150여명의 급식대상 어린이 중 상당수 어린이들이 급식 시간에 편식을 하고 음식을 많이 남겨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편식 등을 해결하기 위해 급식실 벽에 어린이들이 볼 수 있도록 ‘먹다 남은 음식 섞지 말고 그대로 가져 오세요’ 라고 써 붙이며 학생들의 올바른 급식 태도를 유도하며 애를 썼다고 설명했다. 편식 문제 해결에 앞서 어린이들이 밥, 국, 김치 등 반찬 2가지를 남기지 않고 제대로 먹도록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이 후 음식을 남기는 학생들에게 ‘편식하지 않고 밥을 먹도록’ 사랑의 교육 차원에서 지도하고 관심을 기울여 온 것에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이번 사건의 전말을 조용히 설명했다. “어떻게 교사가 사랑스런 학생들에게 강압적이고 혐오스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는 반문도 했다. 자신도 5, 7살짜리 아들 둘을 키우는 어머니로서 일부에서 제기하는 비교육적이고 강압적인 방법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남전문대 식품영양학과와 방통대 가정학과, 충북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그는“11년간 학교의 영양사 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에 대한 열정과 소신을 갖고 지도해 왔다”고 말했다. 일부 지도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결단코 교육적인 사랑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영양사는 “일방적으로 전후 사정을 외면하고 매도한다면 누가 어린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순수한 교육적 마음과 행동을 그대로 인식해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급식파문’이 일어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몹시 피로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부모나 교육당국 모두 무슨 문제가 있으면 절차를 밟아 확인하고 점검하는 자세와, 순수하게 교육 열정을 갖고 열심히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아낌없는 격려가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기> 출처: 동양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