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미납 식별기 설치 문의… 광주 일부고교… 명찰에 바코드 입력해 출입 통제
[국민일보]
광주지역 일부 고등학교가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을 가려내기 위한 식별기를 일방적으로 설치해 말썽을 빚고 있다.8일 민주노동당 광주시지부에 따르면 W고교는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을 찾는 학생이 소위 ‘밥값’ 바코드가 입력된 명찰을 급식실 입구에 설치된 식별기에 대면 급식비 납부여부를 즉석에서 확인하는 방법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급식비를 낸 학생이 학생증을 가져다 대면 ‘급식이 가능합니다’라는 글귀가 그렇지 않은 학생은 ‘급식 해당 학생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컴퓨터 모니터에 공개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이 학교에서는 부모의 실직이나 투병,부도,이혼 등으로 갑자기 가정형편이 어려워진 학생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식사조차 할 수 없게 됐다.
민노당측은 이에 따라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인권이 신성한 교육현장에서 짓밟히고 있다”는 이유로 해당학교 관계자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지난 2월 식별기를 도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인권침해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은 없다”며 “미납액이 1500만원을 넘어 급식 운영이 어려운 상태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학교측은 또 급식비를 미납하는 대부분 학생은 경제적 이유보다는 급식비가 이체되는 통장관리 소홀 등 학부모의 무관심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뿐만 아니라 현재 광주시내 60여개 학교 중 10여개 고교가 정서적으로 민감한 사춘기의 고교생을 대상으로 이같은 식별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급식비 미납에 따른 인건비와 재료비 체불 등 급식 운영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식별기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J고교의 경우 식별기 관리에 소요되는 월 15만원의 운영비로 학생들을 돕기 위해 사용을 중지했다. 금호고 등 4개 학교를 운영중인 죽호학원은 가정형편으로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 177명에게 1900여만원을 재단후원금 형식으로 대납하기도 했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초?중·고의 99?j4%가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급식비를 못낸 학생 수가 2만2570명으로 2004년에 비해 1만7630명(28%) 증가했다.
민노당 관계자는 “급식을 실시하는 일선 학교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미납자 식별기가 아닌 다른 교육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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