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도 하루에 세끼만 먹어요?″ 산모 고려 않는 식대정책

[국민일보]
[쿠키 건강] 얼마 전 보건복지부는 오는 6월부터 병원 환자 밥값 보험적용을 한다고 밝혔다.처음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과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식대 부담을 줄이려하는 정부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 후의 일부 반응은 사뭇 달랐다.

식대 급여전환 정부안은 일반식의 경우에는 기본가격 3390원이다. 만약 선택메뉴(1일중 2끼 이상)일 경우에는 620원이 가산된다. 여기에 병원이 환자 밥값을 직영으로 운영할 때에는 620원이 가산된다. 아울러 병원 급의 경우에는 영양사, 조리사 2명 이상이 일한다는 것을 감안해 각각 550원, 500원씩을 가산하면 최대 5천680원이 된다. 다시 말해 정부가 제시한 환자 밥값은 최소 3390원에서 최대 5680원이다.

이 세부 지침을 접한 이들 중 가장 어이없어 하는 사람은 바로 산모들이다.

임산부 시민단체 ‘탁틴 맘’의 김유자 팀장은 “정부안에 따르면, 어떤 종류의 환자든지 하루 세끼의 식대만을 지원 받게 되는 데 산모가 하루에 세끼만을 먹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더불어 최고의 영양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모에게 다른 환자들와 마찬가지로 기본 가격 3390원의 식사는 말도 안된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임산부는 하루 세끼 식사과 더불어 간식 등으로 세끼 정도를 더 먹어야 하는데, 정부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산모식을 일반식과 같이 대접하고 있다”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즉, 산모의 입장에서는 산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의료수가가 아니라 실질적인 식사의 질이라는 것.

또한 “산후 관리가 잘 되어야지 엄마는 또 다른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 때, 아이를 낳는 산모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정부안은 산모 뿐 아니라 일반 산부인과병원에게도 그 파장이 크다.

산모는 아이를 낳고 부터 식사를 거의 바로 시작하는 데 언제 아이를 낳을지 모르는 산모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아침,점심,저녁 세끼 식사 기준을 세웠다는 관계자의 말이다.

무엇보다 산모식을 따로 고려하지 않고 일반식으로 함께 적용한 부분은 정부의 착오라는 설명이다.

더불어 산모의 출산이 밤, 낮이 없으므로 식사를 준비하는 인원은 24시간 대기해야 한다. 이에 많은 인건비가 지출되고 있는 상황.

실제로 한 달 평균 10명 정도가 분만하는 A 산부인과병원의 경우, 식대의 원가는 18000원 정도이다. 그러나 환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7000원을 청구한다.

산모식이기 때문에 재료원가도 높을뿐더러, 24시간 대기하는 식사 준비 인원의 높은 인건비는 평균 10명 안팎의 환자가 분만하는 병원에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병원 관계자는 말한다.

실정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3390원의 기준을 세워 일반 산부인과병원이 더욱 살아남기 힘든 상황으로 내민다고 관계자는 덧붙인다. 그리고 이는 산모들의 분만 환경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다시 말해, 산부인과병원은 입원환자의 특성상 다른 병원에 비해 원가가 더 높고 일반식이 아닌 고품질 영양식을 제공해야 함에도 정부는 같은 기준을 적용 시킨 것이다.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강한 우려과 함께 산모식에 대한 특별 규정 요구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측은 "자연분만의 경우 기본식의 본인 부담금은 면제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원가에도 못 미치는 기본식의 비용으로 산모식의 질이 저하되면 산후 보양을 원하는 환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환자가 고급식을 원하여 선택하는 경우는 비급여로 전액 본인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고급식을 선택할 수 없는 산모들은 미역국의 품질까지 차별 받게 되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걱정했다.

또한, 산모식에 대한 별도 산정 없이 이번 정책이 강행된다면 그 피해가 특히 저소득층 임산부를 비롯한 산모들과 우리 미래의 희망인 아기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 정부 스스로 국민에게 출산을 권장하는 지금, 정작 아이를 낳는 산모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전문가와 관계자는 입을 모은다.

이번 정책이 좋은 의도임에도 이 같은 부분 때문에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오명을 쓰기 전에, 정부 관계자들은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검토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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