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그 정체가 궁금하다



[헤럴드생생뉴스 ]


‘색소 과자, 벤젠 비타민C 음료, 아질산염 소시지…….’

식품첨가물이 불안하다. 최근 한국 식탁은 식품첨가물 경보 발령 중이다. 소비자, 생산자 모두 혼란스런 상황이다. 서울 봉래동 롯데마트를 찾은 김혜경(39ㆍ서울 서대문구) 씨는 “먹을 것을 살 때 예전에는 유통기한만 점검했는데 요즘엔 성분표시부터 보는 버릇이 생겼다”면서 “그러나 식품첨가물 표시를 봐도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보존료 안식향산나트륨이 비타민C와 반응해 생겨난 벤젠이 최근 자사 음료에서 검출돼 곤욕을 겪은 D제약사 양모 실장 역시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그는 “회사 연구진 모두 이런 위험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다”면서 “정해진 규칙에 맞는 양을 넣었을 뿐인데…”라며 곤혹스러워했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혼란스러워하는 식품첨가물, 그 정체가 궁금하다.

▶허용된 식품첨가물만 614종=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정한 식품첨가물은 현재 총 614개 종류다. 화학적 합성첨가물이 419개 품목, 천연첨가물이 195개 품목이다. 지난 2004년까지 보통 10여개씩 신규 지정됐다.

해외 선진국과 사용 실태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분류 규정, 첨가물의 정의와 범위가 각각 다르다. 나라마다 들쭉날쭉인 기준은 국제적으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총회를 거쳐 367개 종류의 식품첨가물을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각 나라에서 쓰는 식품첨가물 중 공통 분모를 우선 다루고 있다보니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식약청 영양기능식품본부 식품첨가물팀의 홍기형 박사는 식품첨가물이 갖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격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식품첨가물을 쓰지 않는다면 싼값에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가공식품은 존재할 수 없다”면서 “영양을 높이기 위해 식품에 첨가하는 비타민과 같은 좋은 식품첨가물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용량이다. 홍 박사는 “식품첨가물은 기본적으로 아주 미량만 사용하게 돼 있다”면서 “적정 사용량을 지키지 않거나 과다섭취하는 문제가 식품첨가물 논란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식약청은 식품첨가물마다 일일허용섭취량(ADI)을 규정하고 있다. 모두 몸무게(㎏)당 용량으로 정해진다. 같은 양의 식품첨가물을 먹더라도 어른에겐 별 이상이 없으나 어린이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 유아기에 가공식품을 많이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화학 식품첨가물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자 천연 식품첨가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연산이라면 무조건 좋다는 인식도 위험하다. 지난해 식약청이 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며 유일하게 지정 취소한 식품첨가물은 천연식품첨가물인 꼭두서니 색소였다.

▶주의해야 할 식품첨가물은=최근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식품첨가물은 타르계 색소, 보존료인 안식향산나트륨, 소시지 등의 색을 내는 아질산염과 표백제인 아황산염 등이다.

적색 2, 3호 등 먹을거리에 널리 쓰이는 타르계 색소는 대표적인 발색용 식품첨가물이다. 현재 식약청 측은 허용 섭취량 안에선 무해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 위해성에 대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암, 천식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일고 있다. 지난 1976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적색 2호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진행하고 있는 타르계 색소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라 식약청은 타르계 색소에 대한 규정을 수정할 예정이다.

햄의 붉은색과 잘 썩지 않는 성질은 모두 아질산염 때문이다. 특히 아질산염은 많이 먹을 경우 빈혈, 청색증, 저혈압, 암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공식 연구가 나와있다. 임산부, 4개월 미만의 유아, 빈혈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아질산 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대표적인 표백제인 아황산염은 최근 도라지 등의 식품 표백제로 남용돼 문제가 됐다. 아황산염은 천식 환자, 아황산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사람이 먹으면 치명적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아황산염을 규정량 이상으로 섭취하면 두통, 복통을 비롯해 순환기 장애, 위점막 자극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음료용 방부제로 쓰였던 안식향산나트륨은 최근 비타민C와 반응해 발암물질인 벤젠으로 변질된다는 위험성이 제기됐다. 이 외에도 안식향산나트륨은 워낙 다양한 음료에 널리 사용되다 보니 과다 섭취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임산부의 경우 많이 먹으면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몸무게가 적은 유아가 지나치게 먹으면 눈, 신체 내 점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안식향산나트륨이 들어있는 식품은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