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경실련, '입원환자 식대 원가' 논란
“원가 2,500원 부풀려졌다” vs “대표성 없는 데이터” 공방

건정심 수가합의 부결...4개월째 헛바퀴|

최근 열린 건정심 회의에서 보험수가 합의가 부결됨에 따라 입원환자 식대에 대한 급여적용이 4개월 째 표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실련과 건강보험공단 간 식대원가 논란이 불거져, 급여 적용 시기는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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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국공립 12곳 원가공개...일반식 1,830원-치료식 2,588원

논란의 발단은 경실련이 4일 12개 공공병원 식대원가를 공개, 공단의 원가조사 결과가 2,500원 정도 부풀려져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촉발됐다.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국립정신병원 5곳과 시립노인병원 1곳, 지방의료원 5곳 등이 포함된 12개 공공병원의 식대원가가 일반식은 평균 1,830원, 치료식은 2,588원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 같은 근거를 보충하기 위해 식당을 용역업체에 위탁운영 중인 12개 의료기관의 계약원가(최고가) 평균이 일반식 2,508원, 치료식 2,696원으로 나타나 국공립병원의 식대원가와 엇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경실련은 "건보공단은 각 기관별 환자식대 원가를 일반식 평균 4,630원, 치료식 5,230원으로 제시해 결과적으로 일반식과 치료식 모두에서 2,500원의 원가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공단, “기관별·지역별 특성 무시...원가 요소도 누락”

건강보험공단은 이에 대해 경실련 원가조사는 기관별, 지역별 특성이 무시됐고, 인건비와 관리비 등 원가요소가 누락되는 등 전국 식대원가의 대표성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공단 측은 이날 오후 긴급하게 설명자료를 내고 “원가비교는 동질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하지만 경실련 자료에는 원가개념이 없는 정신병원과 시립노인병원이 포함돼 있어 대표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립정신병원과 시립노인병원 등의 경우 1일 3식 기준 3,340원의 정부지원예산 내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1식당 1,000원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

공단은 또 경실련 자료에는 원가요소가 대부분 누락돼 있다면서, 조사 기관 중 원가 확인이 가능한 5개 병원의 원가에 누락된 요소를 보정하면 평균 3,309원이 나온다고 제시했다.

또 경실련 조사기관이 서울(정신)병원을 제외하고 모두 소도시 또는 군단위에 소재해 있어 원가가 낮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환자식 원가는 운영형태별, 종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여 평균가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각 그룹별 가중치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공단이 제시하지 않은 평균가를 임의로 단순 평균해 4,630원과 5,230원으로 인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공단, 병원식대 가산적용 문제점 지적에는 함구
경실련, “근거 자료 공개 없이 밀어붙이기 급급”

공단의 설명자료는 그러나 경실련이 병원식대 급여화의 문제점으로 지적한 기본가격에 가산을 적용하는 방식과 타 보험의 식대급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분은 거론되지 않은 반쪽짜리 해명에 불과했다.

급여화 방안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복지부의 몫으로 넘기고 다만 연구용역을 수행한 원가분석에 대해서만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복지부의 병원식대 급여화 방안은 일반식의 경우 기본가격 3,390원에 영양사·조리사 수, 직영, 선택메뉴 등을 가산적용해 최대 2,290원까지 가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기본가격은 환자가 20%만 부담하지만 가산항목은 50%를 부담한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급식의 시장가격이 4,000~4,5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5,000원 이상을 보존해 주는 것은 과다 책정한 것”이라면서 “특히 가산항목들이 환자의 선택의 여지없이 적용됨으로써 실질적인 보장성 강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환자식대가 높게 책정됨으로 인해 의료급여,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등의 환자식대 상승압력이 발생해 전체적으로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복지부와) 공단은 스스로 제시한 식대원가를 산출한 근거자료는 내놓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급여화만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급여 논의과정에서의 비투명성과 밀실행정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복지부, “건정심 회의 조기 재개...합의 이뤄낼 터”

한편 복지부는 이와 관련 빠른 시일 내 건정심 회의를 재개해 환자식대 보험수가 합의를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병원계는 물론이고 가입자단체에서도 이 같이 원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수가합의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병협은 이에 앞서 일반식 7,127원, 치료식 8,700원을 보전원가로 내놓은 바 있으며, 최근 유시민 장관 면담에서는 일반식 5,700원, 치료식 6,960원을 기준가격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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