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문제 다시 수면 위로”

-과자에 이어 비타민음료에서 벤젠 검출

KBS의 과자 유해 보도에 이어 최근 비타민 음료에서 벤젠류가 검출됐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식품 첨가물에 대한 유해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저장 및 가공에 있어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부 재료지만 안전성 문제가 항상 도마에 오르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만 해도 햄․소지지의 아질산염 과다 사용, 어린이 기호식품 중 타르색소 사용 등 식품 첨가물과 관련된 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전문가들은 “업계에서는 식품첨가물 사용을 식중독 예방과 가격 경쟁력을 위한 개념으로 접근하는데 반해 소비자들은 zero risk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과 업계의 의식 차가 워낙 커 위해시비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논란의 쟁점

국내 식품첨가물 공전에는 2006년 현재 화학적 첨가제 419종, 천연 첨가물 195종 등 총 614종이 등재돼 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품질개량제, 강화제, 합성호료, 합성살균제, 합성 보존제, 산화방지제, 착향료, 유화제, 표백제 등 다양화 세분화돼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식품첨가물 개개의 유해성 보다 복합 섭취로 인한 유해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첨가물이 하나의 식품이 아닌 여러 가지 식품 및 의약품을 통해 섭취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최소한 유해 가능성이 제기되는 첨가물에 대해서 만큼이라도 안전성과 사용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벤젠류가 검출된 비타민 음료는 비타민C와 방부제의 일종인 안식향산나트륨이 혼합돼 벤젠이 형성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2월 미국 FDA는 자체조사를 통해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이 혼합될 경우 안식향산염이 감성작용(degradation)을 일으켜 벤젠을 형성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은 바 있다. 미국 FDA는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 두 가지 성분을 조합해서 사용하지 말 것을 관련기업에 권고했다.

화학 첨가물에 대한 사용 실태나 섭취량 평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는 것도 문제.

EU 등 선진국에서는 1인당 연간 6~7㎏의 식품첨가물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국내에는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으며 중복 섭취했을 때의 위해도 평가나 중복 섭취 허용량에 대한 기준도 없는 실정이다.

◇해결책은 없나?

식품첨가물에 대한 유해성은 전 세계적으로도 입증되지 않았다. 다만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ADI(일일허용량)값을 정해 과량․과용 섭취를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ADI값을 위해성 판단의 기준치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식품첨가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위해 정보 제공이 선행돼야 하며 업계·정부·소비자간 정보 공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환경연합 이지현 국장은 "식품첨가물에 대한 단계별 주의 표시와 식품첨가물 사용 감소 방안에 대한 공동의 모색과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소비자에게 무조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일방적인 정보 제공은 오히려 불안감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중복 섭취 시 위해도 평가나 허가 기준도 어린이, 노약자 등 약자 기준으로 강화해야 하며 한국인의 식생활 양상에 적합한 평가방법을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 대책은

식약청은 그동안 신제품의 개발 등 식품 산업계의 불편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정부 자체적으로 식품첨가물을 매년 10품목씩 신규로 지정해 왔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 해소 차원에서 그 수를 줄이고 안전성 검토 강화 등 내실 있는 검토를 거쳐 지정할 방침이다.

또한 서울대 의대 등 5개 대학에 컨소시엄을 구성, 외부 용역과제로 식품첨가물과 알레르기와의 직접적 상관관계에 대한 규명에 들어갔다.

식약청은 이와 함께 연구결과에 따라 필요시 식품 등의 표시기준 강화 및 식품첨가물의 사용기준 개정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식품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홍보 활동 등 측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문창진 식약청장은 이와 관련 “앞으로 유해물질 관리 중심으로 식품안전정책을 전개할 계획이며 그 일환으로 식약청 내에 유해물질 관리단을 신설했다”면서 “식품첨가물에 대한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사용을 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자발적으로 이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측면 지원을 통해 기업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움직임

30개 음료업체들은 비타민C와 안식향산나트륨 함유 음료류에서 벤젠이 검출됐다는 보도와 관련 자율적으로 안전한 첨가물로 대체하거나 공정개선, 회수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들은 이와 관련 지난 4일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의실에서 긴급 청량음료분과위원회를 개최, 후 음료류에서 벤젠이 검출되지 않도록 자체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안식향산나트륨 대신 다른 식품첨가물이나 천연첨가물로 교체 사용키로 했다.

이와 함께 보존료 사용억제에 따른 식품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 현행 제조공정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을 실시, 살균공정 등을 개선키로 했다.

이에 앞서 크라운, 해태제과도 앞으로 생산되는 모든 과자에 대해 적색 2호, 적색 3호, 황색 4호, 황색 5호, 차아황산나트륨, 안식향산나트륨, MSG 등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 식품첨가물 7종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이 이미 무보존료, 무방부제 제품을 출시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안전성 문제와는 별도로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모든 기업이 식품첨가물 사용을 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건신문 김연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