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천년 동안 쌀은 도정(搗精) 과정에서 겉껍질을 깎아낸 후 소비되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통례였다.
그러나 쌀겨 속에 혈압을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음을 시사한 동물실험 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은 미국 화학회(ACS)가 오는 8일 발간하는 '농업·식품화학誌'(Journal of Agricultural & Food Chemistry) 3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논문은 일본 도호쿠대학 농학부와 일본 국립발효연구소 공동연구팀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이와 관련, 현재 가장 널리 처방되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의 일종인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저해제 계열의 약물들은 혈관을 확장시켜 뇌졸중, 심장마비 및 신장질환 등의 발생을 억제하는 기전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기전을 지닌 고혈압 치료제들의 경우 만성 기침, 알러지, 현훈(眩暈), 신부전 등의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
쌀겨를 다량 섭취하거나, 쌀겨 추출물을 함유한 기능식품이 개발되어 나올 경우 부작용 없는 혈압조절제로 각광받을 수 있게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인위적으로 고혈압과 뇌졸중을 유발시킨 실험용 쥐들에게 쌀겨가 혼합된 사료를 먹도록 한 결과 수축기 혈압이 20% 정도까지 감소했을 뿐 아니라 안지오텐신-1 전환효소의 작용이 저해되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쌀겨 추출물이 유해 활성산소의 작용으로 생화학적 스트레스와 유전적 손상이 나타났을 때 다량 생성되는 펩타이드 성분의 일종인 '8-OHdG'의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눈에 띄었다고 덧붙였다.
그러고 보면 쌀겨 속에는 비타민E 등의 항산화 성분들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식품화학誌'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미국 농무부 서부지역연구분원(캘리포니아州 데이비스 소재)의 제임스 세이버 원장은 "이제껏 버려지던 물질이었던 쌀겨 속에 이처럼 괄목할만한 효과를 발휘하는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음을 규명했다는 맥락에서 이 논문은 특별히 주목할만한 연구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쌀겨 추출물은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우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 임상시험과 동물실험 사례들이 이미 발표된 바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세이버 박사는 언급했다.
한편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쌀겨 속에 함유되어 있는 어떤 성분들이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의작용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출처: 기능식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