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흡연자들의 숨통, 서서히 조·여·온·다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20년이상 담배폈을땐 전조증세 거의 없다가 갑자기 폐기능 50%이상 약화  

 

 새해 들어 금연을 결심한 사람이 많다. 또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담뱃값까지 오르다 보니 다양한 금연전략들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금연이 중요한 것은 비용보다도 여러 가지 질병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그 중 최근 가장 무섭게 떠오르는 질병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COPD는 흡연 등 유해 환경에 노출되면서 기관지가 좁아져 서서히 숨통이 조여 오는, 소위 숨막히는 질환으로 특히 요즘처럼 찬바람이 호흡기를 자극하는 겨울철에 위험하다. 현재 국내 45세 이상 남성의 약 12%가 COPD를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2003년)

COPD가 무서운 것은 증상이 없다가 흡연한 지 20∼30년 후 폐기능이 50% 이상 손상되고서야 호흡곤란, 객담, 기침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한번 떨어진 폐기능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COPD는 환자의 증상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중증으로 치닫게 되면 단순한 동작에도 숨이 차올라 거동의 자유를 박탈당하게 된다.

# 국내 COPD 방치 심각! 몰라서 병 키워

COPD는 유병률이 높고 증상이 심각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질환이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천식과 혼동돼, 20년 이상 담배를 피워 호흡이 가빠 계단마저 오르기 힘든 사람의 92%가 병원조차 찾고 있지 않다. 더구나 COPD는 호흡곤란으로 인한 응급상황을 막기 위해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COPD로 진단된 환자조차 45% 정도는 1년 만에 치료를 중단하고 만다. 자신이 COPD환자인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14%에 불과하다.

 

# COPD 심해질수록 일상생활 마비

문제는 COPD를 방치했을 경우, 호흡기뿐 아니라 전신에 영향을 미쳐 일상생활 속의 단순한 동작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 일단 증상이 시작되면 폐기능은 정상의 70% 수준 이하로 낮아지는데, 심한 경우 정상인의 20∼30%만 남아 최소한의 움직임만이 허용된다.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 정도다. 특히 이 상태에서는 다리 근육이 약화될 뿐 아니라, 활동량이 줄면서 골다공증으로까지 진행된다. 호흡이 어려워 성욕, 성기능, 인지능력 장애 등의 합병증도 수반하게 된다. 마치 자동차에 연료는 있지만,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불완전 연소로 충분한 힘을 내지 못하고 산소를 공급할 방법마저도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과 같다.

 

# 국내 COPD 환자의 83%는 초기 상태

담배를 태우는 사람은 하루빨리 담배를 끊고 치료를 받으면 폐기능 감소 속도를 늦추므로 COPD로 인한 호흡곤란을 예방할 수 있다. 원래 폐기능은 25세 이후 여성은 23㎖, 남성은 30㎖씩 매년 감소하지만, 흡연자는 평균 45㎖, 담배에 민감한 사람은 연간 50∼90㎖씩 감소한다. 또 증상 악화를 막는 생활 수칙도 잘 지켜야 한다. COPD 환자에 있어서 호흡기 감염질환은 증상 악화에 일조하므로 해마다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평소에 자주 손을 씻어 전염성 감염증을 예방하는 게 가장 간편한 예방법이다.

실내를 자주 환기시켜 호흡기를 자극하거나 폐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난방기 연소물질이 남아있지 않도록 한다. 운동은 매일 20분 이상 꾸준히 걷거나 입술을 오므리고 숨쉬기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산소이용 능력과 운동능력 등을 높인다. 성생활도 운동이 될 수 있다. 단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호흡조절을 위해 미리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하면 응급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 약물로 꾸준한 관리 필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폐기능 검사를 조기에 실시하고, COPD로 진단받으면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꾸준히 투여해야 한다. 약물은 급작스런 호흡곤란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호흡곤란으로 인한 폐기능 손상을 예방한다.

최근에는 ‘스피리바’ 같은 COPD 전문치료제가 나와, 하루 2∼4회 흡입하던 기존 약물과 달리 1회 흡입으로 폐기능과 호흡곤란을 개선할 수 있다. COPD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데,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부작용도 적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초기 환자부터 증상이 심각한 모든 단계의 환자까지 사용 가능하다.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박성수 교수는 “COPD는 흡연 등 유해 환경에의 노출로 기관지가 좁아져 서서히 숨통이 조여 오는 질환”이라면서 “감기 등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COPD가 의심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익 기자 wick@segye.com

〈도움말: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박성수 교수, 한림대 의대 한강성심병원 호흡기내과 현인규 교수,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심영수 교수〉

 

■COPD 체크리스트

 

1. 잦은 기침을 한다. 예( ) 아니오( )

2. 객담이나 점액이 생긴다. 예( ) 아니오( )

3. 같은 연령층에 비해 숨이 자주 가쁘다. 예( ) 아니오( )

4. 40세 이상이다. 예( ) 아니오( )

5. 현재 흡연 중이거나 과거 흡연자였다. 예( ) 아니오( )

※‘예’라는 답변이 세 개 이상이라면 COPD를 의심해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하고 폐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