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에이즈 감염자 혈액 유통
감사원, 7만여건 확인… 적십자사에 문책 요구


99년 이전에 한 헌혈에서 B·C형 간염 양성반응을 보였던 30만4000명이 이후에도 계속 헌혈, 이들의 혈액 7만2800건이 지난 1월까지 병원 등에 수혈용 등으로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한 적십자사가 2000년 4월 이후 헌혈자에 대해 자체조사를 벌여 8명의 B·C형 간염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지난달 발표와는 별도로, 감사원이 99년 이전 헌혈자까지 특별조사한 결과이다.

또 1987년부터 3년간 에이즈 감염자로 판명된 199명에 대해 적십자사가 헌혈 유보군 명단에 이들의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등을 잘못 기재하거나 아예 등록조차 하지 않아, 이들의 혈액도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시민단체들은 99년 이전 B·C형 간염환자의 혈액을 수혈받아 B·C형 간염에 감염된 이들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반적인 조사를 시행, 책임자 처벌과 함께 보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감사원은 28일 부패방지위원회가 적십자사 혈액관리 실태조사를 의뢰, 작년 11~12월 적십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적십자사가 에이즈나 B·C형 간염에 양성반응을 보인 경우는 ‘헌혈유보군’으로 분류해 이들의 혈액이 유통되는 것을 막았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적십자사 수혈연구원 관계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1987년부터 2000년 6월까지 에이즈 감염자로 국립보건원에서 최종 판정을 받은 199명에 대해 적십자사는 ‘일시 헌혈 유보군’으로 등록, 이들의 혈액 유통을 막아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115명은 헌혈유보군으로 등록은 됐지만,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가 잘못 기재돼 있었고, 84명은 아예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러나 조사 결과, 이로 인한 2차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동섭기자 dskim@chosun.com)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