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초음파 촬영기를 이용해 뱃속 태아의 모습을 4차원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신종 업소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FDA는 10년 전에도 이른바 '오락용 초음파 사진' 스튜디오들을 단속, 일부 업소가 문을 닫았지만 최근 몇해 사이에 '피털 포토스' '프리네이털 피크' '움 위드 어 뷰' 등의 간판을 달고 새로 등장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자 다시 영업중지 명령이나 벌금, 압수 등 조치를 검토중이다.
이들 업소는 아무런 의학적 지침이나 기준도 없이 건당 200달러 정도의 돈을 받고 있지만 병원에서보다 훨씬 상세한 태아의 모습을 보여줘 손님을 끌고 있다.
병원에서는 대부분 일반인들은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태아의 2차원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고작이지만 신종 업소들은 대당 가격이 10만달러 정도인 고해상도 초음파 촬영기를 이용해 통통한 볼이나 머리카락, 근육의 모습 등 3차원 영상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 4차원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젊은 부모들은 열광하게 마련이다.
FDA는 처방 없이 초음파 촬영을 하거나 의학 외 목적으로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행위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발된 사례는 없다.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운영되는 일부 초음파사진 스튜디오 주인들은 소유주가 의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일부 업소들은 아예 의사의 초음파 촬영 백지 처방전을 무더기로 확보해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고 있다.
많은 초음파시술.산부인과 관련 의사 단체들은 초음파가 의료 기술이지 보고 즐기기 위한 사진촬영술이 아니라면서 훈련받지 않은 무허가 시술자가 문제를 발견했을 경우에 따를 문제들을 우려했다.
미국의료초음파연구소는 더 나아가 이처럼 규제받지 않고 시술되는 초음파 촬영은 소요 시간이 길고,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며, 더 자주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경고했다.
2차원 초음파 촬영이 보급된 것은 1960년대로 의사들이 태아의 결함이나 성장, 태내 위치 등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고 대체로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다.
최근 개발된 4차원 영상은 여러 방향에서 3차원 영상을 분석함으로써 산부인과에서는 태아의 크기를 가늠하는데 사용되고 기타 과목에서도 각종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FDA는 "초음파는 일종의 에너지이기 때문에 저준위에서도 진동을 방해하고 온도를 상승시키는 등 신체 조직에 물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산전 초음파 촬영이 전혀 무해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FDA는 지금까지 모두 93건의 초음파 기계 결함에 관해 보고를 받았으며 이중 63건의 내용은 중상 초래, 20건은 기계 작동 이상, 10건은 구분하기가 어려운 경우였다고 밝혔다.
4D 초음파 촬영 옹호론자이면서 비의료용 사용에 강력히 반대하는 로스앤젤레스의 산부인과 의사 로런스 플랫 박사는 불법 초음파 시술자들은 "진단이나 상담에 필요한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부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서디나<美 캘리포니아주> AP=연합뉴스)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