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 오래 걸리는 육류 과잉섭취가 주원인
발견 즉시 내시경 수술하면 암 걱정은 없어

대기업 임원 임모(54)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1㎝ 크기의 대장 용종(폴립)이 2개 발견됐다.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용종을 제거한 의사는 “다시 생길 수 있으므로 3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임씨는 “용종이 발견된 뒤 걱정이 돼 잠도 잘 못잔다”고 불안해 했다. 40대, 50대에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별 이상이 없는 사람이 건강검진에서 용종이 발견될 비율은 일반적으로 4명에 1명 꼴(25%) 정도다. 서울의 한 대장항문 전문병원이 건강검진 환자 1만7500여명을 조사한 결과는 36.4%나 됐다. 30대는 20.9%, 40대는 33.3%, 50대는 44.9% 용종이 있었다. 용종의 30~50%는 암으로 발전한다는 말에 안색이 새파래지지만 의사들은 “떼어내면 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일종의 노화현상인 용종은 대장 점막에 돌출된 모든 종류의 혹을 말한다. 오랜 세월 대변 속 독성물질에 대장의 점막이 노출되다 보면 점막 세포가 변화를 일으켜 용종이 된다. 따라서 대변이 오래 정체돼 있는 ‘S자 결장’이나 직장에 특히 용종이 많다. 대장의 정상 점막이 용종을 거쳐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10~15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항병원 강윤식 원장은 “육류와 지방 중심의 서구식 식생활은 대변이 대장에 오래 머물게 만들며, 일종의 독성물질인 담즙산 생성을 촉진하므로 용종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장에서 발견되는 용종의 50~70%는 염증 또는 단순한 점막 비후(肥厚)로 인한 비종양성 용종이며, 나머지 30~50%가 암으로 발전하는 종양성(선종성) 용종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풍렬 교수는 “그러나 내시경만으론 종양성인지 비종양성인지 알아내기 힘들므로 일단 용종이 보이면 떼어내서 조직검사를 하는 게 원칙”이라며 “용종이 재발할 가능성이 약 30%에 달하지만 용종이 다시 생겨 암으로 바뀌려면 무척 오래 걸리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40대에 접어든 뒤 3~5년에 한번 직장경 검사, 10년에 한번 대장 내시경검사를 받으면 암으로 변하기 전단계서 용종을 제거할 수 있으며, 설혹 암으로 변했더라도 조기 암 상태이므로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혈변 등의 증상 없이 용종이 발견되는 사람은 대부분 발견당시 용종 크기가 1㎝ 이하이므로 개복수술 없이 외래에서 내시경을 이용해 간단하게 떼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종양성 용종의 크기가 2㎝ 이상이면 그 속에 암 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35~50%에 달하지만, 1㎝ 이하일 경우엔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용종의 예방을 위해 육류, 계란, 유제품 등 지방질의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과일과 채소 등 섬유소를 많이 섭취하고 뚱뚱해 지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하고 금연·절주하고 충분한 양의 칼슘을 섭취하며 적당히 운동할 것을 이 원장은 권했다.

한편 용종은 대개 한두 개 발견되며, 많아도 10개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엔 대장 벽에 수백~수천개의 용종이 생긴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가족성 용종증’이라 한다. 20대에 용종이 생겨 10~20년 뒤 암으로 발전하며, 전체 대장암의 1%가 가족성 용종증에서 비롯된다. 이풍렬교수는 “따라서 가족성 용종증 가계(家系)의 사람들은 20세쯤 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준기자 hjlim@chosun.com )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