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면 망막에 영구적 손상

사람이 공통적으로 느끼기 쉬운 위화감 중의 하나는 바로 피로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현대인들은 피로감 속에서 살고 있다. 피로를 의식하지 않고 지내서 그렇지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현대인은 한명도 없다. 노이로제나 빈혈, 저혈압, 고혈압, 간염 등이 있을 때도 피로감이 나타난다.
그러나 현대인의 피로감은 복잡한 사회구조나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나친 피로감은 건강검진 상엔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건강의 위협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자연의 경고를 무시한 채 방치해 둔다면 점차 악화돼 심신의 고장으로 악화하게 된다.

사회생활이 어찌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세파에 떠 밀려서 자기 관리를 못한 채 무리하다간 나중엔 어쩔 수 없는 고장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잘 보이던 눈이 어느 날 갑자기 잘 안보이고 찌그러져 보인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것도 주변부는 멀쩡한데 중심부만 침침해졌다면 큰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 걱정이 될 것이다. 과로로 말미암아 생기는 이런 현상을 중심성 망막증이라고 한다. 눈으로 들어온 빛이 초점을 맺는 곳을 황반부라고 하는데 이곳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보려는 부분이 잘 안 보인다.

김 모씨는 49세 된 샐러리맨. 날마다 회사 일로 눈코 뜰새 없이 하루하루 힘들게 지냈다. 어느날 상가에 갔다가 새벽 늦게까지 친구들과 고스톱을 쳤다. 잠깐 눈을 부친 후 일어나자마자 허둥지둥 일어나 회사에 갔는데 글씨가 겹쳐보이고 선이 휘어져 보였다. 눈을 비벼도 보고 깜빡깜빡 눈을 떴다 감았다 해도 소용이 없었다. 뿌옇게 보이고 글씨를 보려는 부분이 잘 안보였다. 안과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중심성 망막증이었다.

중심성 망막증은 창살이 직선으로 보이지 않고 휘어져 보이며 물체가 찌그러져 보인다.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3~6개월 정도 경과하면 상처부위가 아물고, 망막 밑에 고인 물은 흡수되어 저절로 시력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오래되거나 반복되면 망막에 영구적인 손상이 올 수 있어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윤호병원안과원장ㆍ의학박사


출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