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를 사는 사람들] 튀긴감자 脂肪, 구운 감자의 40배

장수엔 이유가 있었다. 백세인들은 마치 음식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를 알고 있는 듯 몸에 좋은 음식을 골라 드신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에 많은 식물 섬유는 장(腸)에서 발암물질·콜레스테롤·지방·중금속 등을 흡착해 배설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인들은 동물성 지방, 단백질 같은 에너지원을 과잉 섭취하고 있다. 그러나 채소에 함유된 비타민이나 각종 미네랄처럼 에너지 대사에 꼭 필요한 물질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비타민이 암을, 칼슘이 골다공증을 예방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콩은 식물성 단백질의 보고여서 고기보다 장수에 도움이 된다. 해조류가 장수 음식인 이유도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백세인의 41.3%가 튀김류를 싫어한다는 것은 감자와 시판되는 튀긴 감자칩의 영양 성분을 비교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감자엔 비타민C가 풍부하지만 튀긴 감자칩엔 비타민C가 거의 없다. 또 구운 감자엔 1% 이하의 지방밖에 없지만 감자칩엔 그 40배가 들어있다. 오래된 기름으로 튀겼거나 조리 후 시간이 지난 튀김류엔 ‘과산화지질’이란 독성물질이 생기며, 과산화지질은 단백질과 결합해 ‘리포푸신(lipofuscin)’이란 노화물질을 만들어낸다. 결국 백세인들은 입맛으로 튀김류가 장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낸 셈이다. 짠 음식을 기피한 것도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백세인의 절반(45%) 가량은 된장·쌈장·고추장 등 장류를 끼니마다 섭취했으며, 국과 찌개의 재료도 된장이 압도적이었다. 된장에는 암을 예방한다는 ‘제니스틴’ ‘리놀산에스테르’ 등의 생리 활성성분과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이미숙·한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조선일보] 2002.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