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임신’ 평소 건강하다면 걱정없어요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아지고 결혼 뒤에도 사회활동을 계속하는 여성이 늘면서 점차 출산연령이 늦어지고 있다.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2001년 산모 연령별 구성비 분포 조사’에 따르면, 30살 이상 산모가 전체 출산의 절반 가량인 50.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35살 이상의 나이에서 임신한 경우를 고위험 임신으로 보고 있다. 유산을 하거나 다운증후군, 저체중, 기형의 아이를 출산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다운증후군의 경우 선천성 기형 가운데 임산부의 연령과 가장 관련이 깊은 질환으로 40살 임산부가 다운증후군을 분만할 위험이 30살 임산부보다 9배쯤 높다.
자연 유산의 가능성은 40대 임신이 20대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높다. 또 조기 분만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임신 기간 중 자궁 안에서 태아의 성장이 더디게 되어 저체중아 출산율도 높아진다. 이밖에 산후의 후유증은 어느 연령대의 산모라도 겪을 수 있는 문제지만 산모의 나이가 많을수록 산후 회복이 더딘 편이다.
고령 임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산모가 유의해야 할 일을 알아본다.
산전 및 임신 중 검사는
고령 임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임신 전 산전검사를 충실히 하고 임신 중 필요한 검사를 잘 하면서 평소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면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선 임신 중에는 몸 상태가 평소보다 많이 나쁜데 특히 고령 임신부는 여러가지 성인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성인병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혈압은 정기 검진을 받을 때 측정하므로 지나치는 일이 거의 없지만 당뇨 등은 매번 검사하는 것은 아니므로 유전적 요인이 있다면 담당 의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혹시 고령 임신의 경우 다운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임신 3개월쯤 융모막검사, 4개월쯤 양수천자검사를 통해 태아의 염색체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임신 중 운동과 식사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서적인 안정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여유있게 아기를 기다리는 가운데, 피로하지 않은 범위에서 꾸준한 운동과 식사 관리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식사에 신경써야 한다. 잘못된 식사로 인해 임신 중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임신 중 합병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출산을 어렵게 하는 비만을 주의해야 한다. 기름기가 많이 든 음식보다는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도 필수다. 짠 음식은 신장에 부담을 줘 혈압을 높일 수 있다. 또 몸의 염분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몸 전체의 수분이 늘어나 몸이 붓는 것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임신 중독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스턴트 음식 역시 지방과 염분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되도록 피하고 해조류와 살코기 위주로 식단을 갖추어 먹도록 한다.
자연분만 가능한가
출산이 어렵다고 해서 고령 임신부는 꼭 제왕절개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건강 상태만 양호하면 고령 임산부도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젊은 임신부라도 출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 있고, 나이가 많더라도 6~7 시간만에 순산을 하는 사람도 있다. 즉 개인차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요즘 여성들은 과거와 비교하면 체력도 좋고 건강 상태가 좋아서 고령 초산이라고 해도 몸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자연 분만이 가능하다.
◆ 고령 임신의 주의사항
- 발이 가슴보다 높은 자세에서 쉬고 음식은 싱겁게 먹어 몸이 붓지 않도록 주의한다.
- 임신 후반기에는 약간이라도 출혈이 있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는다.
- 자연분만을 위한 무리한 체조는 삼가고 산책이나 걷기 운동 등으로 체중을 조절한다.
- 출산에 언제든지 대비할 수 있도록 왕복 2시간이 넘는 곳으로의 외출은 피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박지현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조선일보] 2002.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