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건강한 사람엔 알부민 링거 효과 없어

“기력이 없으니, 링거 한 병 놓아달라”고 막무가내로 요청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기진했거나 심한 설사로 탈수 위험에 처한 사람이라면 몰라도 일반인에게는 별 효과가 없다.

링거는 설사 때문에 목숨을 잃던 시절에는 기사회생의 치료제였다.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고, 소디움·포타슘 등 전해질을 보충하기 때문이다.
요즘 링거는 대개 포도당 수액제나 아미노산 함유 수액제이다. 포도당은 탄수화물, 아미노산은 단백질을 이루는 영양소이다. 며칠간 굶어서 기진맥진 탈진한 사람에겐 꼭 필요한 처방이지만, “세끼 밥을 잘 먹는데도 기운이 없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그래도 영양소가 몸에 들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5% 포도당 링거 1ℓ에 들어있는 열량은 170㎉로, 밥 반 공기만 먹으면 섭취할 수 있는 분량이다.
아미노산 함유 수액제 500㎖에 들어있는 열량은 120~130㎉로 쇠고기 100~300g과 비슷하다. 요컨대 링거 1병을 맞는 것보다 밥 반 공기, 쇠고기 반 근을 먹는 편이 훨씬 쉽고 효과적이다.
고혈압·심부전 환자에겐 오히려 링거가 위험할 수 있다. 이 밖에 “알부민 함유 링거나 주사를 놓아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도 많은데, 알부민은 우리 혈액 속에 포함된 단백질의 일종으로, 특별한 병이 없는 보통 사람이 알부민 부족으로 문제가 생기는 일은 거의 없다. 간경화 환자들이 알부민 부족으로 몸이 붓고 복수가 차 있다가 알부민을 맞고 호전되는 것을 보고, 일반인들이 엉뚱한 기대를 품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 몸에 부족하지도 않은 알부민을 억지로 링거를 통해 맞으면 그대로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서홍관·인제대 서울백병원 교수)

[조선일보] 2002.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