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빼기에 '비방'은 없다
노출의 계절을 맞이해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미용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그것은 과격한 살빼기를 종용하는 선전 문구나 그럴 듯한 비방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한 달에 10㎏씩 살을 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과격한 체중감량은 몸에 큰 부담을 초래하며 설령 살을 빼더라도 결국 요요현상 끝에 전보다 더 많은 체중으로 고생하게 된다. 의학적으로 권장되는 이상적인 살빼기 속도는 한 달에 2~3㎏ 정도다.
최근 일본에선 중국산 다이어트 식품을 사먹은 여성 10명에게 간 질환이 생겼으며 이중 1명은 숨졌다고 한다.
조사결과 펜플루라민이란 식욕 억제제가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다. 펜플루라민은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다이어트 약물이었지만 심장과 간. 폐에 대한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특정 의사나 한의사의 '비방'임을 주장하는 다이어트 광고도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해당 업체의 일방적 주장일뿐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처방이 아니다.
일부 비만 클리닉도 문제다. 대개 한 종류만 쓰도록 되어있는 비만치료제 제니칼과 리덕틸을 한꺼번에 처방하는 것은 물론 갑상선 호르몬과 우울증 치료제 등 환자의 몸에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 있는 약물을 10여종 이상 처방하는 곳도 있다.
오로지 단기간에 가능하면 많은 살을 빼겠다는 일념뿐 환자의 건강은 도외시한 탓이다.
갑상선호르몬과 우울증치료제는 신진대사를 증가시키고 식욕을 억제하므로 살을 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나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일뿐이며 비만 치료제로 남용되어선 안된다.
이처럼 상업주의로 점철된 다이어트 시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선 소비자가 똑똑해지는 수밖에 없다. 누구든 단기간에 마법처럼 살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를 외면하라. 이것이 기자가 강조하고 싶은 다이어트 원칙이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중앙일보] 2002.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