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정복' 밥상위에 길이 있다

‘암 면역요법’이 희망의 열쇠 저지방·고섬유 식품 은 보약

해마다 암 환자가 늘고 있다. 2000년에만 10만2천여 명이 새로 발생했고, 매달 1백59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10만명당 1백22.1명이 폐암·위암·유방암 등으로 세상을 뜬 것이다. 이는 10년 전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국내외 의학자들이 ‘거센 불길’을 잡기 위해 백방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그 일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암세포 성장의 분자적 메커니즘까지 상당 부분 파악했지만, 아직 완전한 치료법은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암은 100 가지가 넘고, 그 암들은 교묘하게 인체를 공략한다. 그 때문에 앞으로도 완전한 암 정복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암 면역 요법’이 일말의 희망을 주고 있다. 치명적인 암이 아예 발생하지 못하게 막고, 발병한 암을 퇴치하는 것, 그것이 면역 요법의 요체이다. 지난 5월1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4회 ‘국제 암 면역요법 세미나’(이롬라이프 주최)에서 의학자들은 면역요법의 효과를 강조했다. 특히 미국 텍사스 주립대 유병팔 명예교수는 자기 몸의 면역력을 키워 암세포가 자랄 수 없게 만들려면 슬기로운 식단을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건강한 식단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도 마찬가지이다. 천안의 박 아무개씨(33)는 얼마 전 간암 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대학병원 의사로부터 식사와 관련한 처방을 아무 것도 받지 못했다.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으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라고 박씨는 말했다.

암 환자나 암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지혜로운 식단은 더없이 중요하다. 좋은 식단은 다른 것이 아니다. 암을 유발하거나, 발생한 암을 확산하는 음식을 상에 올리지 않거나 줄이는 것이다. 유교수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식품은 소·돼지·양의 붉은 살코기이다. 붉은 살코기에는 동물성 고지방과 고단백이 과다하게 들어 있다. 그것은 붉은 살코기가 신장 기능에 부담을 주고, 암 발생을 촉진하는 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지방식이 암을 촉진하는 단계는 크게 세 단계이다. 첫 단계에서는 암 발생에 적당한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장내 물질을 담즙으로 변경시켜 발암 물질로 작용하도록 만든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세포막을 변형시켜 암에 대한 인체의 방어 체계를 악화시킨다.

미국으로 이주한 일본인들에게서 나타난 확실한 증거가 있다. 그들은 애초에 암 발생률이 매우 낮았다. 그런데 미국으로 건너가 육류 소비를 늘리자 사정이 달라졌다. 암 발생률이 미국인과 비슷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육류 섭취량과 특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암은 무엇일까. 자궁암·유방암·직장암·결장암·전립선암·신장암 등 거의 대부분의 암이 육류 섭취와 관련이 있다. 위장·소장·식도·췌장·간·난소·방광에서 발생하는 암도 음식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을 유발하는 식품은 이 밖에도 많다. 절인 생선·짠 식품·뜨거운 음식은 위암 발병을 유발하고, 고지방식 저섬유질 식품은 대장암을 촉진한다. 곡류에 생기는 아플라톡신 등의 곰팡이와 식품 첨가물·농약,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이 간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뜨거운 음식과 무기질이 적은 음식, 그리고 소금에 절인 음식은 식도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은 고지방식·고열량식 음식을 자주, 많이 섭취하면 그만큼 쉽게 걸린다.

태우거나 훈제한 식품 암 발병율 높아

암 세포가 좋아하는 식품(발암 식품)도 있다. 태우거나 훈제한 식품이 대표적이다. 생선이나 고기를 태우거나 훈제하면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이나 다른 악성 물질이 수십 배 이상 발생한다. 햄·소시지·젓갈 같은 가공 식품도 위험하다. 보존과 발색을 목적으로 첨가한 아질산과 식품 성분인 단백질에서 유래하는 아민이나 아미드류가 제조 과정에서 상호 반응해, 여러 장기에서 암을 발생시키는 환경 발암 물질 N-니트로소 화합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비만도 위험하다. 특히 비만 여성에게 폐경 이후의 자궁내막암 발생이 흔하다. 의학자들은 그 원인을 몸 안에 과잉 저장된 지방이 암 촉진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유교수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칼로리와 지방 양이 적은 식사를 했을 때의 암 발생률을 0이라고 가정하면, 칼로리와 지방 양이 많은 식사를 계속하면 암 발생률이 65%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칼로리가 높고 지방 양이 낮은 식사를 하면 54%로 약간 떨어진다. 그리고 칼로리가 낮고 지방 양이 많은 식사를 하면 28%로 더 낮아진다.

사람 몸 안에 있는 산소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