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아침식사는 몸을 깨우는 자명종

직장인의 3분의 1은 아침을 거르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샐러리맨’(www.sman.co.kr)이 최근 회사원 540여명을 대상으로 아
침 식사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원래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192명
으로 35%나 됐다. 집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251명으로 조사 대상자의 절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장기 학생들도 ‘0교시 수업’ 때문에 만성적인 수면 부족
에 시달리면서 아침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있다.

바쁘기도 하고 입맛도 없고, 걸핏하면 거르기 일쑤인 아침식사. 그러나 건강을 위해
아침 식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저녁 식사 이
후 다음날 점심까지 공복 시간이 길어 인체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는 것.
전문가들에게 ‘아침 식사의 건강학’을 들어본다.

▽아침 식사와 건강〓아침밥은 특히 대뇌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뇌 활동에 포도당
은 필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포도당은 식후 12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소모된다. 아
침 식사를 거르면 점심 식사까지 3∼4시간 정도의 ‘포도당 공백 시간’이 생기기 때
문에 뇌의 기능이 떨어지기 마련. 두뇌 활동이 많은 수험생이나 사무직 종사자는 결과
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과소평가받기 쉽다.

아침을 거르면 비만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아침 때 보상받지 못한 영양소를 보충하
기 위해 점심과 저녁 식사 때 폭식하는 습관이 생기기 때문. 몸 속 위장의 흡수율도
높아지면서 몸 안에 저장되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양도 늘어나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
다.

아침식사는 변비와도 관련이 있다. 규칙적으로 변을 보는 사람은 대부분 아침 식사
뒤 화장실에 간다. 섭취한 음식이 장을 자극해 배설로 이어지기 때문.

강남서울외과 정희원 원장은 “아침을 거르는 사람 3명당 2명꼴로 변비에 걸린다는 통
계조사도 있다”며 “배 근력을 키우는 운동과 함께 아침 식사는 ‘쾌변’의 필수요
소”라고 말했다.

▽어떤 음식이 좋을까〓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적은 양이라도 밥과
빵 떡 시리얼 등 당질 식품을 먹어 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
다”며 “밥 국 생선류나 빵 우유 햄 계란 등의 식단에 과일을 첨가한다면 포도당은
물론 다른 영양소까지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유아식단은 성장기라는 점을 고려해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수험생과 화이트칼라 종사자는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소화흡수율이
높은 음식 △육체 노동이 많은 블루 칼라 종사자는 열량이 많은 음식 △노년층은 맵
지 않고 짜지 않고 기름기가 적고 단단하지 않은 음식을 추천했다.

오랜 기간 아침을 거른 사람이라면 신선한 봄나물과 과일로 입맛을 돋우는 것도 아이
디어. 대표적인 봄나물인 냉이는 단백질이 듬뿍 함유돼 있고 달래는 비타민 성분이 골
고루 담겨 있다.

▽한방에서는〓한방에서 봄은 ‘간장(肝臟)의 계절’이다.

간장의 기능이 활발해지면 상대적으로 비장과 위장의 기능이 억제돼 소화가 잘 안 되
고 식욕이 감소하게 된다는 것. 가뜩이나 입맛이 없던 사람들이 봄이 되면 식욕이 더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자생한방병원 내과 이성환 진료부장은 “우유 한 잔에 수삼 한 뿌리를 갈아서 먹거나
공사인 4g을 넣고 찹쌀로 죽을 쑤어 먹으면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또 인삼과 구기자를 넣고 끓인 죽은 춘곤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아침 식사를 대신하
는 영양식으로도 효과적이라고 추천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동아일보] 2002.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