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살 빠질때 원인 안찾으면 위험
살이 찌는 것도 문제지만 살이 빠지는 것도 문제다. 급작스러운 체중 감소는 그 자체
가 건강의 적신호다. 의학적으로 체중 감소란 6개월 동안 체중의 5% 이상이 빠진 경우
다.
뚱뚱한 사람의 다이어트는 예외로 한 얘기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회에
서 단국대 의대 가정의학과 유선미 교수가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체중 감소의 의미
와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체중 감소가 중요한 이유는 바탕에 심각한 중병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
다.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질환은 암이다. 체중이 감소한 환자는 입원의 경
우 36%, 외래의 16%가 암 때문이다.
암은 위암과 간암 등 부위를 가리지 않고 체중을 줄인다. 무한정 증식하는 암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에너지를 훨씬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심장병이나 결핵 등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도 체중이 줄 수 있다. 이들 만성 질환 역
시 암처럼 에너지 대사를 높여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체중 감소는 그 자체로도 건강에 해롭다. 원인이 무엇이든 체내 단백질과 열량이 부족
함을 의미하며 이 경우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종 질환에 잘 걸리게 한다.
미국 정부가 1971년부터 87년까지 45~74세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떤 원인이
든 평소보다 15% 이상 체중이 감소한 사람은 5% 미만 감소자보다 사망률이 최대 2.8배
나 높았다.
체중 감소가 나타나면 반드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우선 암과 같은 중병이 숨어 있는
지 살펴봐야 한다. 암으로 인한 체중 감소시 시프로햅타딘 등 강제로 식욕을 증가시켜
주는 이른바 식욕 촉진제가 10여종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투여하도록 한다.
몸에 이상이 없는데 살이 빠진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정신과 의사를 찾
아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되면 정상 체중을 되찾을 수 있다.
노인의 경우 치과 질환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치주염 등으로 구강 상태가 나빠지
면 음식을 잘 씹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대부분의 질환은 식욕을 떨어뜨린다. 한 가지 예외는 갑상선 기
능항진증. 식욕이 늘어 많이 먹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살은 빠진다. 가슴이 두근거리
거나 더위를 못참고 땀이 많이 나는 등 특징적 증상이 있어 판별된다.
항생제나 진통소염제 중 식욕을 떨어뜨리는 약물도 있으므로 이 경우 의사와 상의해
약물의 종류를 바꾸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갑자기 살이 빠지는 경우와 달리 원래부터 마른 사람들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
도 된다. 섭취된 영양분을 다른 사람보다 많이 신진대사시키는 체질을 유전적으로 타
고 났기 때문일 뿐 그 자체가 큰 병은 아니다.
이 경우 주의사항은 살이 찌기 위해선 일반적인 다이어트 원칙과 반대로 하는 것, 즉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 것으론 안통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운동을 열심히 해서 입맛
을 돋우거나 근육을 키워 체중을 늘리는 것이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선 비타민 B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미량 원소인 아연이 부
족한 경우 미각이 떨어져 식욕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이때는 아연이 든 종합 비타민제
나 아연이 풍부한 굴 등 어패류를 즐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유선미 교수는 ""건강이란 측면에서 체중 감소는 체중 증가보다 훨씬 위험한 생리 현
상""이라며 ""짧은 기간에 갑자기 살이 빠진다면 반드시 의사를 찾아 원인을 밝혀내야한
다""고 충고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