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제 선택과 올바른 복용방법
“비타민을 먹는다고 정말 효과가 있을까….”
며칠전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부모님 선물로 종합 비타민제를 사온 회사원 최모씨
(29). 부모님 건강을 챙긴다며 사오긴 했지만 부모님께 잘 맞을지 의문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비타민제를 찾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
회사인 로슈가 발표한 ‘2001 미국의 비타민 섭취현황’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43%가
비타민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학력과 연령이 높을수록 복용률이 더 높았다. 균형있는
영양섭취가 어려운 현대인들이 불안한 마음에 비타민제에 의존하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보충해야 할 비타민제가 다르고 과다복용하면 부작용
이 생기므로 비타민제의 선택부터 복용까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비타민제를 먹을까〓비타민 A와 C, E는 항산화 효과로 심혈관 질환과 암 발생
을 줄인다고 알려져 왔다. 이중 비타민 E는 동물실험 결과 동맥경화를 늦추는 효과는
있었지만 암과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음주나 흡연이 잦은 사람, 과일 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비타민 C제를 먹는 것이 좋다.
단 하루 1000㎎이상(권장량은 70㎎)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이 생기고 몸속에 철분이 과
다 축적돼 간 심장 등에 손상을 주므로 주의한다.
임신을 앞두고 있는 여성에게는 비타민 B의 일종인 엽산이 든 보조제가 좋다. 임신기
간 중 엽산이 결핍되면 태아의 신경관 결손의 원인이 된다.
채식주의자나 위산분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비타민 B₁₂가 필요하다. 또 심한 스트
레스에 시달리고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에겐 비타민 B₁이 좋다.
▽비타민제의 종류와 선택시 주의점〓비타민제는 비타민C나 E 등 한 가지 성분만으로
만든 단일제제와 비타민B와 C가 들어있는 복합제, 그리고 여러가지 비타민을 넣은 종
합비타민제로 나뉜다.
2000년 국내 비타민 생산 현황에 따르면 종합 비타민제가 전체의 42%, 비타민C단일제
제가 24% 생산됐다.
이 통계를 보면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비타민제를 복용하기보다는 보편적인 것을 찾
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게 제약업계의 시각.
비타민제의 가격은 원료의 산지, 회사의 유명도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수입한 원료를 쓰면 값이 비싸진다. 꼭 유명 회사의 제품이 좋다
는 보장은 없지만 일부 회사에서 질 낮은 원료를 사용해 싼 값에 내놓는 제품도 있으
므로 신뢰할 만한 회사의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유효기간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천연 비타민제’라고 해서 수입 비타민제도 많이 팔리고 있다. 일부 회사들은 합성
비타민C에다 방부제나 색소를 넣지 않았다고 천연 비타민이라는 이름으로 비싸게 팔
고 있다. 하지만 비타민C는 우리 몸에 섭취될 때 천연과 합성을 구분하지 않으므로 굳
이 비싼 것을 살 필요가 없다.
종합 비타민제라도 모든 비타민 성분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비타
민이 어떤 것인지 확인한 뒤 함유된 비타민의 종류를 따져봐야 한다. 아주 적은 양이
들어 있는데도 이름만 열거해 놓은 것도 있으므로 용량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
다.
▽꼭 약으로 먹어야 하나〓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비타민제 복용은 일종의 보험”이라고 말한다. 의사들은 비타민 복용시 건강상의 이
득이 분명하고 가격도 저렴하므로 적정한 용량을 복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는
것.
그러나 박 교수는 “비타민제의 복용이 균형있는 식습관을 대체할 수 없다”며 평소
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을 것을 강조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동아일보] 200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