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건강/암 알면 이긴다]골고루 먹되 채소-과일 듬뿍

암에 걸리면 대학 교수도, 농촌의 범부도 비슷해지는 양태가 있다. 굳이 말기가 아니
어서 기존 치료법으로 완치가 가능한데도 대부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약초나 이
른바 ‘항암(抗癌) 식품’을 찾는다.

말기엔 정도가 심해져 대부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풀뿌리’에 매달리
곤 한다. 심지어 과학적으로는 허무맹랑한 식품을 구입하느라 몇천만원을 쓰다가 세상
을 뜨는 사람도 있으며 이런 환자의 심리를 이용해 장삿속을 채우는 사람도 없지 않
다.

이런 현상은 한국인의 의식 깊숙이 음식과 약은 바탕이 같다는 ‘식약동원(食藥同
源)’의 사고가 자리잡은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현재 어떤 음식도 암으로 진단받은 사람을 완치시킬 수 없다고
단언한다.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뀔 때는 △유전자가 고장나 세포가 변형되는 ‘개시 단계’
와 △세포의 변형이 계속되는 ‘촉진 단계’를 거쳐 △암 세포로 완전히 진행돼 분열
을 가속화하는 ‘진행 단계’를 거친다. 암세포로 진행됐다면 다시 정상세포로 회복
될 수 없다. 이를 ‘암의 비가역성(非可逆性)’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어떤 항암 식
품도 암 세포를 정상 세포로 되돌리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항암 음식은 암의 개시 단계에서 암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는 있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서울대 식품공학과 이형주 교수가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C
와 퀴시틴이라는 물질이 촉진 단계에서도 암의 성장을 늦춘다는 논문을 영국의 과학전
문지 ‘랜싯’과 미국의 ‘미국임상학저널’에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성분이 과연 암
의 촉진을 결정적으로 멈추게 하는지, 다른 항암 성분들도 암 촉진 과정을 늦추는지
등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암을 예방하는 음식〓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녹황색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대장암을 억제하며 카로티노이드는 폐암을 예방하
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타민E 등 항산화 물질도 항암 효과가 입증되
고 있다. 1990년대 미국 암연구소가 발표한 ‘대표적 항암 음식’을 평소 많이 먹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채식을 고집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채소의 항암 효과를 입증한 이형주 교수도 “고기 등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서 채
소 과일을 듬뿍 먹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이미 진행 단계로 들어섰다면 음식에 의
한 문제해결을 기대할 수 없으며 정통 치료법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몇십년 동안 암 발병률이 급증하는 것을 들어 ‘암〓현대병’이라고
규정하며 육류의 과다 섭취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

의학자들은 “대부분의 암은 몇십년 동안 진행되는데 평균수명이 일제강점기 남성
32.4세, 여성 35.1세에서 2000년 남성 72.1세, 여성 79.5세로 비약적으로 연장됐기 때
문에 암 환자도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수명 연관설’로 설명한다. 또 병원 문
턱이 낮아진데다 진단기법이 향상된 것도 암환자를 ‘더 많이’ 찾아내는데 기여했다
는 것.

한편 지방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
다. 탄 음식의 지나친 섭취도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부패한 음식, 소금에 절인 음식
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암 환자의 식생활〓일단 암으로 진단받았다면 항암 식품에 지나치게 매달리기 보다
는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과학적으로 암 치유 효과를 입증받은 음식은 하나도 없다. 고기를 먹으면 암이 퍼진다
면서 채소만 먹는 사람이 있지만 고기도 먹어야 한다.

항암 치료를 받을 때 회복과 면역력 유지, 세균 감염 방지 등을 위해서는 단백질이
꼭 필요한데 단백질의 주공급원이 고기이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보충하지 않으면 암
세포가 우선적으로 환자의 몸에서 단백질을 보충하려고 하기 때문에 환자의 몸 상태
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문제는 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식욕 부진으로 음식을 못 먹는다는 것. 이 경우엔 조금
씩 자주 먹게 하고 아침에 많이 먹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암 환자나 보호
자는 의료진에게 꾸준히 영양 상담을 받아야 하며 필요하다면 링거액 등으로 영양을
보충해야 한다.

▼암을 예방하는 식사 습관

1. 소금으로 절이거나 불에 직접 구운 음식 은 가급적 적게 먹는다.

2. 아침에 과일 3, 4조각이나 주스를 먹는다.

3. 샐러드나 소스는 지방이 적거나 없는 것을 택한다.

3. 튀긴 음식이나 동물기름이 많이 든 음식 을 먹지 않는다.

5. 집에서 고기를 요리할 때 기름을 사용하지 말고 굽거나 찌거나 삶는다.

6. 매주 최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