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만클리닉 전문의 박용우교수의 살빼기 체험기

풍선 다이어트, 반창고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다이어트 비법들이 나와 사람들을 솔깃하게 만든다. 다이어트
시장 규모가 2000년 1조원에서 2003년이면 2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
이다. 그런데도 뚱뚱한 사람은 오히려 늘고 있다. 돈을 들여 일시적으로 살을 뺄 수
는 있지만 그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기는 어렵다.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 외에 다이어트방법이란 없다”고 단언해 온 비만클리닉 의
사 박용우 교수. 박 교수가 자신의 주장을 ‘온몸’으로 입증해 보였다.

“여보, 나 샐러드 만들어 줘.”

오전 6시반. 나의 아침은 자고 있는 아내를 깨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내는 싫은 소리 한마디 않고 벌떡 일어나 다이어트용 샐러드 메뉴로 아침상을 차린
다. 석달 만에 몸무게는 10㎏, 허리는 4인치가 줄어 연애 시절의 늘씬한 몸매로 돌아
온 남편이 다시 뚱뚱해질까봐 겁이 나는 모양이다.

살은 운동으로 뺐지만 운동을 계속할 형편이 못 돼 요즘엔 식이요법과 하루 만보 걷기
를 한다. 다행히 살을 뺀 지 8개월이 지났는데 요요현상이 없이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
다.

아침은 무조건 샐러드다. 직장 생활을 하면 하루 2, 3끼를 밖에서 해결해야 한다. 외
식을 하면 야채를 먹기가 쉽지 않다. 전날 다듬어 둔 샐러리 양상추 옥수수 방울토마
토와 노랑 빨강 초록 피망을 기본으로 참치캔, 버섯, 로스트 치킨, 치킨 소시지 등을
번갈아 곁들인다. 드레싱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올리브유에 간장과 식초를 넣어 만
든 ‘오일 앤 비니거(oil and vinegar)’. 식료품 회사에서 나오는 것도 있지만 가격
이 부담스러운지 아내가 직접 만들어둔다. 야채는 칼로리가 적지만 탄수화물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한 데다 드레싱으로 식물성 지방을 곁들이기 때문에 샐러드 한 접시만
먹어도 점심 때까지 든든하다.

점심은 주로 병원 식당에서 먹는다. 밥은 무조건 절반을 덜어내고 나물 반찬은 배로
집어 온다. 식후에는 11층 연구실까지 걸어서 올라간다. 저녁도 밖에서 먹을 때가 많
다. 고깃집이나 횟집에 가면 오이나 무 채로 먼저 배를 채운 뒤 상추나 깻잎 두 장에
고기를 싸서 먹는다. 이 밖에 오후에 허기를 느끼면 100% 오렌지 주스를 마시거나 과
일을 먹는다.

다음은 만보 걷기. 출퇴근 수단은 지하철이다. 서울지하철 4호선 총신대역에서 출발
해 서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탄 뒤 시청역에서 내려 덕수궁길을 따라 서대문의 병원
까지 걸으면 만보계 수치는 3500보. 걸을 때는 운동이 되도록 속도를 낸다. 신발은
굽 없는 캐주얼화를 신고 반드시 빈손으로 다닌다. 가방을 들면 차를 타고 싶은 생각
이 드는데다 손이 가벼워야 활기있게 바른 자세로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퇴근길을 제외하면 하루종일 앉아 있게 된다. 아무리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도 만보
계를 보면 8500∼9000보다. 만보를 채우기 위해 저녁에는 산책을 한다. 아이들과 함
께 아파트 단지를 걷거나 가볍게 뛰면 운동도 되고 TV 보는 시간도 줄고 아이들과 이
야기할 수 있어 1석 3조다.

운동을 하지 않는데도 식이요법과 만보 걷기만으로 빠진 살을 유지하는 게 의사인 나
로서도 신기하다. 아무래도 체질이 바뀐 것 같다.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26일이다.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의대 임
상영양학과 비만연구센터 초빙교수로 있었는데 대학 내 다른 실험실에서 운동과 관련
된 연구를 하고 있으니 자원하라는 공고를 보았다. 300달러를 준다는 말도 유혹적이었
지만 이 참에 살좀 빼보자는 생각도 컸다.

사실 비만 클리닉에서 환자들에게 뱃살을 왜 빼야 하는지 열변을 토하는데 환자는 흰
가운 속에 가려진 내 풍만한 배를 힐끗 쳐다보며 ‘그러는 너는 왜’ 하고 의심의 눈
길을 보내는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키 169㎝에 몸무게 72㎏. TV를 볼 때면 습관적으로 맥주를 마시며 착실히 늘려온 뱃살
은 식후 바지 단추를 풀러야 숨을 쉴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 결심했어. 총각 시
절 샤프했던 이미지를 되찾는 거야.” 프로젝트의 이름은 ‘건강 다이어트’. 체중을
줄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제대로 먹다보면 체중 감량은 부수적
으로 따라오는 선물이라는 뜻에서다.

먼저 운동을 시작해 병원 내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해 주 4회, 한번에 30분씩
걷기와 가볍게 달리기를 했다.

건강 다이어트의 핵심은 ‘적당히’ ‘다양하게’ 먹는 것. 하루 1000㎉ 미만으로 섭
취하면 체지방뿐 만 아니라 근육량까지 줄어들어 건강은 물론이고 몸매까지 망친다.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부족으로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다.

식사량은 평소의 3분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