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자 생활한방/ 입시철 수험생을 돕는 처방
입시철이 다가오면 ‘총명탕’을 지어 달라는 학부모들이 한의원을 많이 찾는다. 총명
탕은 건망증을 치료하는 약으로, 동의보감에는 오래 복용하면 하루 천 개의 단어를 암
송한다고 나와 있으며, 실제로 두뇌활동에 유익한 백복신, 원지, 석창포란 약재로 구
성돼 있다.
그러나 한의학은 어느 질환에 어떤 처방이 좋다는 식으로 잘라 말하지 않는다. 개개인
의 증상에 따라 적합한 처방이 내려져야 하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비염 때문에 코를
훌쩍이면 비염을 고치는 처방이, 만성변비로 아랫배가 묵직하고 이로 인해 두통이 생
긴다면 변비를 풀어주는 처방이 곧 머리를 좋게 하는 처방이 된다.
다만 이런 근본 치료는 시간이 걸리므로, 시험을 눈앞에 둔 수험생에겐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도움이 된다.
먼저 심장이나 간장에 열이 많아 두통과 불안증세를 보이는 수험생은 정신안정에 도움
이 되는 녹차를 마시거나, 연꽃 열매인 연밥을 달여서 마시면 심열이 내려가 증상이
완화된다. 반대로 신체가 허약해 추위를 많이 타고 체력이 떨어진 경우엔 인삼과 오미
자를 섞어서 달여 먹으면 기운을 보강시키고 집중력을 강화시킨다. 시험에 대한 중압
감으로 기의 흐름이 원활치 못해 가슴이 답답해진 경우에는, 유자차나 깨끗한 귤 껍질
을 달여서 먹으면 기의 막힘을 풀어주고, 피로회복과 감기예방에도 좋다. 대추도 안정
작용이 있으므로 응용할 만하다.
수기요법으로는 양손의 깍지를 끼고 머리 뒤로 가져간 다음, 엄지손가락으로 목뒤의
근육들을 눌러 주면 머리의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또 태양혈에 해당되는 이마 양 옆쪽
의 관자놀이를 눌러주면 눈을 밝게 하고 집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윤성중·장수한의원 원장 )
[조선일보] 2001.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