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서 '뛰고 또 뛰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나, 둘, 셋….” ‘살과의 전쟁’에 나선 지 2주째. 난생 처음 찾아간 헬스클럽에서 너무 과욕을 부린 탓일까. 살이 ‘쫙쫙’ 빠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죽을 힘을 다해 러닝머신을 밟고 있 던 나를 지켜보던 또래의 한 주부가 “그러다 병난다”며 운동 요령을 자세히 알려줬 다. 출산 뒤 퍼진 몸매로 고민하다 지난해부터 운동을 시작했다는 그녀는 아가씨 못지 않 은 날씬한 허리를 갖고 있어 부럽기만 했다. 학창시절부터 운동과 ‘담’을 쌓은 내게 헬스클럽은 낯선 장소였다. 한참을 망설이 다 고정식 자전거에 올라가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얼굴은 온통 땀 범벅이 되고 호흡도 가빠왔지만 입술을 깨물고 20분을 채웠다. 다음은 ‘살빼기의 첩경’이라는 달리기 차례. 잔뜩 긴장하고 러닝머신에 오른 뒤 심 호흡을 했다. 이후 거울을 보면서 조금씩 속도를 올려가며 20여분을 달렸다. 간혹 곁 눈질로 본 옆 사람의 속도를 따라 잡으려다 넘어질뻔한 적도 수차례. 처음엔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아 지루했지만 흥겨운 음악에 맞춰 뛰거나 걷다 보 니 시간이 금새 흘렀다. 그러나 러닝머신에서 내려오는 순간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리에 쥐가 나고 몸도 휘청거려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현기증까지 겹쳤다. 그러나 며칠 이 지나자 서서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며 점차 달리는 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 땀 흘린 결과는 역시 달랐다. 운동 시작 일주일 뒤 체중계에 올라 1.2㎏이 빠진 것을 확인하자 뛸 듯이 기뻤다. 가족들도 “얼굴이 홀쭉해졌다”며 적잖게 놀라는 표정이었 다. 여세를 몰아 다음주에는 스쿼시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전문의 진단/달리기 속보 등 유산소운동 20분이상 해야▼ 권씨는 지난 한주 동안 추가로 1.2㎏의 몸무게를 줄였다. 이 전에 한주 동안 2㎏을 뺀 것에 비하면 수치는 작지만 내용면에서는 성공적인 체중 감량으로 볼 수 있다. 지방과 근육이 7대 3 비율로 줄어들어 이상적인 체중 감량의 조건을 충족시켰기 때문 이다. 비만 치료의 핵심은 몇 ㎏을 줄었느냐가 아니라 불필요한 체지방이 얼마나 감소 했는가에 달려있다. 이런 성과는 권씨가 꾸준히 운동을 한 결과다. 식사 조절과 적절한 운동이 결합될 때 살빼기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매주 3회씩 한번에 30분 정도의 가벼운 달리기가 적당하다.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가족과 함께 집 근 처를 1시간 정도 산책하는 것도 좋다. 단기간에 살을 빼겠다고 과욕을 부리는 것은 절대 금물. 무리하면 오히려 관절을 손상 하거나 신체 균형이 깨지면서 체중 조절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최소한 1∼2주간은 적 응 단계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요령이다.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밥 한공기의 열량인 300㎉를 소모하 려면 45분간 달리거나 1시간반 이상 걸어야 한다. 그러나 운동은 단순히 열량을 소모하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쓸 데없는 ‘살의 주범’인 지방의 체내 합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가 억제되 므로 남아도는 열량이 있더라도 살로 갈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운동은 무엇일까. 대개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식후 1∼2시 간 뒤 에 시작해 15∼20분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의치 않을 경우 매일 30분 정도 산소를 충분히 들이마실 수 있다면 어떤 운동이라도 상관없다. 송재철(포천중문의대 분당 차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동아일보] 200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