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하고 키 큰 사람 운동안하면 ‘췌장암 위험’
췌장암은 사람이 걸릴 수 있는 수백 가지 암 중 ‘최악의 암’으로 꼽힌다. 조기 발
견이 어려운데다, 암세포의 성장·전이가 엄청나게 빨라 진단 뒤 수개월만에 사망하
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원인도 분명하지 않아 예방도 힘든 실정이다.
미국 하바드대 보건대학의 도미니크 미쇼박사는 과체중과 큰 키, 운동부족이 췌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했다. 그는 30~55세
의 여자 간호사 11만여명 등 모두 16만여명의 조사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
지수(BMI)가 30이상으로 비만인 사람은 20~23으로 정상인 사람보다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무려 72% 높았다. 또 조사대상 중 키가 가장 큰 그룹은 가장 작은 그룹에 비
해 81% 췌장암 위험이 높았다. 그러나 뚱뚱하거나 키가 큰 사람도 운동을 하는 경우
엔 췌장암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미쇼박사는 “키가 크고 뚱뚱한 사람이 운동을 하
지 않고, 담배까지 핀다면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담배는 지금까
지 알려진 췌장암의 유일한 위험요인이었다.
췌장암과 반대로 가장 ‘너그러운 암(benign tumor)’으로 꼽히는 게 전립선암이
다. 대부분 노년기에 암에 걸리는데다, 암 세포의 성장과 전이가 워낙 느리기 때문이
다. 암이 악화돼 사망할 시점이나 노화로 사망할 시점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특별
히 치료하지 않는게 중요한 치료전략 중 하나일 정도다. 그러나 일부 전립선암은 성
장과 전이가 매우 빨라 다른 암처럼 수술과 방사선치료 등 공격적인 치료가 필요하
다. 따라서 ‘양의 탈을 쓰고 있는 늑대’를 어떻게 잡아냐가 의사들의 가장 큰 고민
거리였다.
미국 미시간대 마크 루빈교수팀은 50명의 남성에게 추출한 전립선 표본을 조사한 결
과, 전립선암을 악화시키는 데 관계하는 2개의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네이처’ 최신
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가 밑거름이 돼 ‘양’과 ‘늑대’를 구분하는 새 진단법이
개발된다면, 전립선암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미국 네브라스카주 크레이턴대학 연구팀은 탄산음료 속의 카페인이 칼슘을 체외
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면 골절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임상영양학’ 최신호에 발표했다. 일본 동경대학 연구팀은 뇌출혈을 일으키는 유전
자를 발견했다. 이 유전자의 발견으로 뇌 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터지는 ‘동맥류’
의 예방이 보다 용이해 질 전망이다.
( 임호준기자 hjlim@chosun.com )
[조선일보] 2001.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