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체형마다 ‘질병 노출’ 다르다
사람의 체형에 따라 질병 위험 수준이 달라진다. 이는 개인의 해부학적인 구조에 따
른 특정 질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며, 식습관·운동 등 생활양식의 차이에서
올 수 있는 건강 위험 요인 때문이기도 하다.
◆ 깡마른 체형에 배만 볼록하면 당뇨병 잘 생긴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허
갑범 교수 등이 당뇨환자 972명의 체형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m값으로 나눈 것)가 20~25 정상인 사람이 60%나 차지했다. 체질량지수 20미만
의 깡마른 사람도 15%나 됐다. 이는 몸 전체적으로 근육의 양은 적으면서 배안 내장
형으로 지방이 축적됐기 때문이다. 특히 어렸을 때 말랐던 사람이 30대이후 살이 찌
면 이런 체형이 되기 쉽다. 이 상태에서는 배안의 많은 지방조직이 혈당을 분해하는
인슐린의 조절과 반응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당뇨병이 잘 생긴다.
◆ 하체비만 체형은 순환기 질환·빈혈·저혈압 등이 잘 생긴다 =아랫배가 나오고 엉
덩이와 허벅지에 군살이 넘치며 상대적으로 등·허리는 우묵하게 들어간 사람을 말한
다. 이경우 혈액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다리가 쉽게 아프고 종아리가 잘 붓는
다. 또 그로인해 빈혈과 저혈압이 함께 올 수 있다.
◆ 사과형 체형 어린이 심장병 위험 높다 =미국심장협회지에 따르면, 허리 주변에 지
방질이 많은 「사과형」어린이를 대상으로 체지방 분포와 혈압, 혈중 지방, 심전도
등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혈중 지방농도가 높고 몸에 이로운 고밀도 콜레스테롤
(HDL)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축기 혈압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높았으
며, 이로인한 심장의 부담으로 좌심실이 더 두꺼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 목이 짧고 굵으면 코골이 등 수면장애 잘 온다 =뚱뚱한 데다 목이 짧고 굵은 중
년 남성에게 코골이가 많다. 특히 턱이 작으면 이와같은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이는
이런 체형에서는 해부학적으로 코에서 목뒤로 넘어가는 기도부위가 좁아지기 때문으
로 추정된다. 코골이가 심하면 숙면을 취할 수 없게되고, 심하면 수면무호흡증 등 수
면장애 위험도 높아진다.
한편 입을 벌리고 멍하니 있는 어린이는 목 주변 면역조직인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비
대한 경우가 많고, 알레르기성 비염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 「O」형 다리에 상체 비만이 있으면 퇴행성 무릎 관절염에 잘 걸린다 =퇴행성 관
절염은 주로 무릎 안쪽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생긴다. 「O」형 다리는 특히 무릎
안쪽에 하중이 많이 실리며 상체 비만은 이를 더욱 가중 시킨다.
◆ 목이 길면 목 디스크, 허리가 길면 허리 디스크 =목이 길고 습관적으로 고개를 아
래로 수그리고 다니는 사람은 목(경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가 잘 온다. 또한 허
리가 긴데다 배가 나왔거나 가슴팍이 앞으로 쏠린 사람은 요추 디스크 발생 위험이 높
다.
◆ 키 크고 여윈 청년은 기흉이 흔히 생긴다 =키 크고 마르면 허파(폐)의 길이가 길
고 폐 윗부분의 공기압이 높아 허파꽈리가 일부 터지면서 기흉이 잘 생긴다. 기흉은
폐의 표면에 구멍이 뚫리면서 폐와 흉벽 사이에 공기가 차는 병이다. 이로 인해 가슴
통증이 유발되며, 유출된 공기량이 많으면 압력이 높아져 폐를 압박하고, 호흡곤란
등을 일으킨다. ◆ 작달만한 체형의 노인이 오래 산다 =미 국립노화연구소가 제안하
는 「장수체형」은 허리가 굵고 엉덩이가 크고 키가 작은 체형. 키가 작아야 신체 무
게 중심이 낮아 잘 넘어지지 않고, 뼈가 굵고 살이 붙어있어야 낙상 등으로 인한 충
격을 줄일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매년 35만명이 골반 골절을 당하며, 그중 20%
는 1년 내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조선일보] 2001. 6.20
( 김철중 전문기자·의학박사 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