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강법 ""노폐물 쓸어내고 질병은 막아주고""
‘나를 물로 보지마.’ ‘날 물 먹이다니!’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물을 ‘평가 절하’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물은 산소와 함께
모든 생물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다. 특히 인체에 흡수된 물은 순환, 배설, 체
온 조절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각종 신진대사의 핵심.
따라서 몸속에 흡수된 물이 오줌이나 땀으로 배설될 때까지 순환하면서 얼마나 그 역
할을 잘 수행하는지에 따라 건강유지 여부가 판가름난다고 할 수 있다.
▽인체는 ‘물 덩어리’〓몸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60∼85%. 특히 폐와 간이
86%, 혈액 83%, 뇌와 심장 75%, 근육 75%, 혈액 83%일 정도. 사람은 ‘걸어다니
는 물통’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인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세포가 영양분을 섭취하도록 도와
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분이 부족하면 몸속에 노폐물과 독소가 쌓여 각종 질병이
발생한다.
몸속의 수분 중 밖으로 빠져나가는 양은 하루 평균 2.5ℓ. 호흡을 통해 0.6ℓ, 피
부 증발이 0.5ℓ, 대소변 1.4ℓ 등이다. 반면 음식 섭취와 몸속의 대사 과정 등으
로 보충되는 양은 1ℓ 남짓. 따라서 성인은 하루 평균 1∼2ℓ(200㎖ 물컵으로 8∼10
잔)의 물을 별도로 마시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탈수증 우려되는 현대인〓우리 몸은 물이 1∼2%만 부족해도 심한 갈증을 느낀다.
부족량이 5% 이상이면 혼수상태, 10%를 넘게 되면 생명을 잃게 된다. 음식 없이 한
달 이상 버틸 수도 있지만 물 없이는 단 일주일을 견디기 힘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현대인은 물 마시기를 꺼려 만성적인 탈수 증세에 시달린
다고 지적한다. 국내 성인의 하루 평균 물 섭취량은 0.6ℓ로 권장량(1.2ℓ)의 절반
수준. 미국과 일본 등도 하루 물 섭취량이 1ℓ 미만이다.
탈수를 부추기는 현대인의 생활 환경도 문제. 스트레스는 수분 배출을 촉진시킨다.
긴장하면 소변이 마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술과 담배는 수분 흡수의 ‘적’. 알코올은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혈액속의 수분을
함께 끌어내고 담배연기는 호흡기 점막의 수분을 증발시킨다.
커피 등에 들어있는 카페인도 탈수 현상을 부추긴다. 일부 전문가는 하루 6잔의 커피
를 마시면 전체 수분량의 2.7%가 감소한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다이어트를 위해 이뇨제를 먹는 등 현대인들은 수분 섭
취보다는 수분 배출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스스로 탈수 상태인지 모른 채 신체적 불균형을 방치하
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인체의 면역 능력이 저하돼 각종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다수(多水)면 무병(無病)’〓많은 연구를 통해 물 섭취량과 질병 예방효과는
‘정비례’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상태. 요로결석 예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는 것은 그리이스 시대부터 알려져 있다. 이미 결석이 생긴 뒤에도 물을 많이 마시
면 결석 배출이 용이해지고 재발도 막을 수 있다.
대변을 통해 발암 물질을 쉽게 배설토록 해 방광염과 요로계암(방광암, 전립선암, 신
장암)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대장암과 유방암 예방효과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의 대장암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45%나 낮았으며
그 효과는 여성에게 더 잘 나타났다. 특히 물을 많이 마시는 여성은 폐경 후 유방암
발병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뇌졸증 및 심근경색을 막아주고 목구멍
점막의 저항력을 길러 감기 예방 효과도 있다는 것.
이 밖에 공복시 위십이지장 궤양으로 인한 통증을 가라앉히고 알레르기 질환의 경우
원인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치료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영교수)
[동아일보] 2001. 6.4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