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네 모녀의 실화.
친정어머니가 출가한 세 딸에게 사위들 술국이나 제대로 끓여주는지 물었다.
결혼 15년차 큰딸,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온 사람이 뭐가 예쁘다고 술국을 끓여 줘요”
결혼 11년차 둘째 딸, “열 받으면 아침에 아무것도 안 해줘. 어떤 땐 샌드위치를 만들어 놓기도 하지. 호호호!!”
큰딸, “이왕 하는 거 볶음밥을 하지 그랬어. 버터 넣고 지글지글 기름 냄새 물씬 나게…”
둘째딸, “그것도 번거로우니 콘 프로스트를 해줄까. 달걀 프라이랑 햄 지지고…”..
결혼 4년차 막내딸, “지글지글 지진 전에 국 없이 밥을 주는 거야…”
일 땜에 마시는 게 아니라 좋아서 마시는 술이라 미워 죽겠다는 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어머니, “그럼 아침에 일어나면 삼겹살을 구워 주든지…”
이 글이 내 홈페이지에 올라오자 반응이 뜨거웠다. 매일 술 마시고 들어오는 남편에게 차라리 카레를 해주자는 주부도 있었고, 어떤 집은 일부러 김밥을 말아준다고도 했고, 또 어떤 부인은 시침 뚝 떼고 돈가스를 튀겼다고….
물론 말들은 이렇게 하지만 남편의 건강이 걱정되지 않는 아내가 어디 있으랴. 다만 스스로 건강을 돌보지 않고 너무 술을 좋아하는 남편이 미운 거지.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때 술 마신 뒤 속풀이를 소홀히 했다간 건강을 해치기 쉽다. 신체의 밸런스가 깨지기 쉬운 데다가 겨울처럼 뜨거운 국으로 속을 풀기에는 날씨가 너무 덥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남편의 숙취를 깨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음료와 냉국 몇 가지.
우선 매실 물. 올봄 매실 철, 매실 저장하느라 설탕소비가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을 만큼 어지간한 집에서는 건강식으로 매실을 저장했다. 이 매실에서 나오는 원액을 물에 타서 술 마시고 들어온 밤과 다음 날 아침에 한 컵씩 마시도록 하면 ‘숙취는 저리 가라’다!
토마토를 갈아 마시는 서양식 해장법도 있다. 토마토를 갈거나, 아니면 시중에 나와 있는 토마토주스에 소금과 식초를 조금 타서 아침에 마시게 하면 해장이 된다.
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얼음물 한 컵에 흑설탕과 식초를 타서 마시는 방법도 있고, 자기 전 얼음물에 홍삼액을 진하게 타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 다음날 아침 가뿐하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음료 정도로는 해장이 안 된다는 술꾼 남편을 위한 여름해장국으로 좋은 건 역시 콩나물국. 전날 밤 콩나물에 소금과 마늘만 넣어 팍팍 끓인 후 차갑게 식혀서 다음날 아침 해장국으로 내놓는다.
또 오이냉국에 현미식초 같은 건강 식초를 넣어서 훌훌 들이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그러나 남편들이여! 아내가 이렇듯 다양한 여름 해장법을 안다고 해서 과음하진 말 것. 곤드레만드레가 돼 들어온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억장은 무너진다.
(김혜경 '일하면서 밥해먹기'저자)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