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추천 음식/ 호박죽

잘 붓는 사람·산후조리엔 최고… 큰 병 앓은 뒤 회복식으로 좋아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의 건강 먹을거리로 호박죽을 권하고 싶다. 조금 지나면 늙은 호박이 짓물러 못 먹게 되므로 겨울철 건강 별미를 맛 보기엔 딱 좋은 시점이다.

호박은 다른 과일이나 채소류에 비해 척박한 토양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고, 가뭄에도 강해 오래 전부터 많이 재배돼 왔다. 특히 다른 채소류보다 병충해가 적어 농약을 뿌릴 필요가 적으므로 무공해 식품이라 할 수 있다. 어린 호박(애호박)은 나물이나 전·찌개 등의 음식으로 먹고, 늙은 호박은 떡·엿·범벅·죽으로 이용하며, 호박잎은 쪄서 쌈으로 먹는 등 호박의 식용 범위는 매우 넓다.

늙은 호박은 예로부터 가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을 때 구황식품으로 이용돼 왔다. 산후조리나 기운보충 등으로도 애용돼 왔다. 이 때문에 ‘호박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다’는 말도 생겼다. 늙은 호박은 특히 이뇨 효과가 있는 성분이 많아 부기를 내려 주므로 산후 몸조리에 특히 좋다. 평소에 땀이 많고 살집이 좋으면서 기운이 부족한 태음인은 기운이 부족하면 잘 붓는데, 이런 태음인에게 특히 좋다.

몸이 붓는다고 해서 모두 신장이 나쁜 것은 아니며, 기운을 보강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몸이 자주 붓는 사람들은 이뇨제 대신 호박죽을 쑤어 먹으면 몸도 튼튼해지고, 부기도 내리면서 이차적으로 살도 빠지게 된다.

호박은 또한 전립선 비대증 등으로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좋다. 또 호박의 당분은 소화를 돕기 때문에 큰 병을 앓고 난 뒤 먹으면 입맛이 돌고 소화력도 좋아진다. 호박은 맛 자체가 달므로 설탕을 첨가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단 음식을 좋아하면 누런 설탕을 첨가하는 게 좋고, 한의학적으로 호박에 어울리지 않는 꿀은 넣지 않는 게 좋다.

(김달래·상지대 한의학과 교수)

[조선일보] 2003.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