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추천 음식/ 동치미 냉면

젖산균·효모 등 미생물은 整腸·배변 도와

김장 때 담근 동치미가 익어 시원한 맛을 낼 때다.

동치미는 임금님이 받으시는 수라상에도 올랐는데 고종은 겨울철 야참으로 동치미 국물에 육수를 섞어 메밀국수를 만 동치미냉면을 즐겨 드셨다고 한다. 1800년대 요리서인 ‘규합총서’에는 동치미에 가는 국수를 넣고 무, 오이, 배, 유자, 그리고 돼지고기와 달걀 지단을 채쳐 잣을 뿌린 ‘냉면’이 나온다. 이 같은 냉면을 ‘부인필지’에서는 당시 유명한 요정인 ‘명월관’의 이름을 따 ‘명월관 냉면’이라 소개했다.

동치미냉면 만드는 법을 살펴보면, 양지머리를 덩어리째 삶아 건져 편육으로 썰고 육수는 기름을 걷어내고 차게 식힌다. 동치미 무는 반달 모양으로 썰고, 오이는 어슷 썰어 소금에 살짝 절인다. 메밀국수를 삶아 냉수에 여러 번 헹구어 채반에 건져 놓는다. 대접에 국수를 담고 그 위에 편육, 동치미, 달걀 지단, 잣 등의 고명을 얹은 뒤 차가운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반반씩 섞어 붓는다. 기호에 따라 소금, 식초,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예로부터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다는 말이 있다. 무에 각종 소화효소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동치미 국물이 익으면 산도가 증가함에 따라 수소 이온 농도가 점점 낮아지며, 국물 속에는 젖산균과 효모 등의 미생물이 발생하게 된다. 이 중에는 장을 정돈하여 배변을 촉진시키는 등 정장(整腸)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락토바실루스균이 포함돼 있다. 동치미 국물에는 메밀국수를 말아야 제 맛이 나는데 메밀에는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뇌출혈을 예방하는 루틴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시원하고 새콤한 국물에 국수를 만 동치미냉면은 긴 겨울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별미이자 건강식이다.

(한영실·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조선일보] 2003.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