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숙취 막아주고 영양 가득 완전식품 ‘밤’

△ 밤 퓌레 티라미수

겨울밤은 길거리 군밤 냄새와 더불어 무르익는다. 유독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군밤 장사들이 나서는 이유는 늦가을녘에 수확된 속이 꽉 찬 알밤들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옛날 구황작물 역할을 하던 밤은 <동의보감>에 “기를 도와주고 장과 위를 든든하게 하며 신기를 보하고 배고프지 않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밤에는 5대 영양소를 비롯한 무기질, 비타민류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완전식품으로 분류해도 손색이 없어서다.

밤의 노란 속살은 카로티노이드라는 항산화 물질 탓이다. 카로티노이드는 최근 노화를 저지시키는 물질로 밝혀진 노화방지 물질이다. 또 밤의 비타민 B₁은 쌀의 4배, 비타민 C는 토마토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은 비타민 D도 풍부하다.

특히 요즘처럼 술자리가 잦은 연말에는 휼륭한 술안주가 되기도 한다. 생밤에는 알코올의 산화를 도와주는 효소가 들어있어 숙취를 예방해준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위장이 약하고, 신장이 허약한 사람에게 말린 밤, 아이가 걷지 못하거나 식욕 부진일 때에 밤을 건강회복식으로 처방했다. 지금도 민간요법에서는 소화기능이 약해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사람에게 찹쌀과 밤을 섞은 밤경단을 먹이거나 밤주악을 먹이는 것이 전해지고 있다.

서양에서도 밤을 이용한 영양 디저트식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밤은 껍질이 두껍고 전분이 영양분을 둘러싸고 있어 가열해도 영양 손실이 적은 장점이 있어 겨울철 영양 간식 재료로 아주 적합하다.

으깬 밤에 휘핑크림을 얹고 티라미슈를 곁들인 ‘밤 퓨레 티라미슈’ 요리는 인터넷( www.hani.co.kr)에 연재중인 ‘서상호의 조리법’에 따라 만들 수 있다.

안병철 전 경희대 교수 hanmedic@lycos.co.kr

[한겨레신문] 200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