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
동지 팥죽엔 비타민 듬뿍
신진대사 원활해 지고…장복땐 체중감량 효과도
오는 22일은 일년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冬至)다. 전통적으로 이날은 '팥죽 먹는 날'이다.
조상들은 팥죽이 액(厄)을 물리친다고 믿었다. 팥의 붉은 색은 재앙.악귀를 물리치는 벽사(僻邪)의 색이었다. 또 붉은 색은 양(陽)을 뜻하므로 음(陰)이 가장 성한 동짓날의 음기를 약화시킨다는 의미도 있었다.
팥죽은 영양면에서도 겨울에 딱 맞는 음식이다. 팥에는 비타민 B1이 1백g당 0.56㎎ 정도로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각기병.식욕부진.피로감.수면장애 등이 생긴다. 팥죽은 신선한 채소가 없는 겨울철에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을 보충해준다.
콩과에 속하는 팥은 동양이 원산이며 한자로는 소두(小豆).적두(赤豆).홍두(紅豆)로 쓰인다.국내에서 팥은 3천년 전(청동기시대)부터 재배되기 시작했으나 팥죽을 먹는 세시풍속은 고려 때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팥은 수분 함량이 높으면 팥바구미 알이 부화될 수 있으므로 잘 건조시킨 뒤 저온.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주성분은 당질(64%)과 단백질(19%)이며 콩이나 땅콩과는 달리 지방 함량(0.6~2%)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팥의 식이섬유(1백g당 5g)는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에 쾌변을 유도한다.
껍질에 있는 사포닌(0.3% 함유)은 거품을 만들기 때문에 시골아낙들이 비누 대신으로도 썼다."팥은 몸의 수분대사를 원활하게 해 주므로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부종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열기를 삭이고 몸에 나쁜 피를 없애준다. 몸에 기를 잘 통하게 하고 췌장의 나쁜 기운을 씻어내는 데도 쓰인다."(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원장)
'동의보감'에는 "팥은 성질이 평(平)해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고 맛이 달면서 시고 독이 없는 작물"로 기술돼 있다. 팥의 열량은 1백g당 3백37㎉.비만 체질인 사람이 매일 세차례 보리차 대신 팥물을 장복하면 살이 빠지고 단단해진다고 한다.
동지팥죽엔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넣어 먹었다. 팥은 몸속의 찌꺼기를 배출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팥만 먹으면 갑자기 속을 쓸어내릴 가능성이 있다. 팥죽에 찹쌀 경단을 넣는 것은 이를 막고 영양을 보충하려는 선조들의 지혜로 보인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중앙일보] 200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