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야채 생즙으로 피로·추위 잡는다

겨울철 ‘만성피로 증후군’한방퇴치법

스트레스가 많고 업무 부담이 큰 중년 사내들은 찬 바람이 날 때 만성피로증후군을 보이기 쉽다. 뚜렷한 이유 없이 수면장애가 오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늘 의욕이 없는 상태가 만성피로증후군이다. 지난 6월 한의사로서는 처음으로 국방부 의무자문의(醫)로 위촉된 이경섭 경희대 한의대 교수에게 겨울 피로를 이기는 방법을 물었다.

◆ 겨울 피로를 이기는 한방차 = 인삼 , 알로에 , 야채 생즙 등을 상복하면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인삼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원기를 회복시켜 피로를 풀어준다. 온몸이 무기력할 때는 인삼을 끓인 후 그 물만 다시 졸여 조청을 만들어 놓고, 한 번에 한 숟가락씩 하루에 3∼6번 먹는 인삼고(人蔘膏) 를 권할 만하다. 인삼과 연꽃씨를 물에 불린 다음 꿀을 넣고 1시간 동안 찜통에 중탕한 인삼연육탕(人蔘蓮肉湯) 도 좋다. 이런저런 조리법이 번거로우면, 인삼을 하루 6g씩 달여서 마시기만 해도 된다.

오미자(五味子)를 찬물에 담가 땅에 묻고 오래 두었다가 마셔도 효과가 있다. 오미자는 기침 천식을 가라앉히고 정력증강에 좋으며, 장복하면 면역성을 높여준다. 만성간염이나 당뇨병 환자의 원기회복제로 바람직하다. 오가피(五加皮) 5~10g을 살짝 볶아 물 8컵 넣고 20분 정도 달여서 수시로 마셔도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 오가피는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효능이 있다.

◆ 원기 회복 효과가 있는 과일 =간식으로 사과 와 레몬 을 먹으면 좋다. 사과는 식욕을 촉진시켜 영양을 보충하고 몸 안에 쌓인 피로물질을 제거하며 장의 운동을 자극한다. 한편 레몬은 식욕을 촉진하고 신경을 안정시킨다. 레몬 주스는 이뇨, 발한, 수렴 등의 효과와 산화방지 효능이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원기를 돋운다. 목이 붓거나 따끔거릴 때, 딸꾹질이 계속될 때 효과가 있다. 물을 마실 때 레몬을 한 조각씩 띄워 마시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 긴장을 푸는 호흡과 체조 =매일 짬짬이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는 호흡과 체조를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면 좋다. 고혈압·뇌졸중·협심증 발작도 막을 수 있다.

우선 의자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은 뒤 깊이 숨을 들이마신다. 잠시 사이를 두고 반쯤 숨을 내쉰 다음 멈추었다가, 남은 공기를 입으로 내쉰다. 2~3회 반복하면서 “머리 속이 가벼워졌다”고 자기 암시를 한 뒤, 어깨 힘을 뺀 상태에서 천천히 목을 5~6번씩 좌우로 번갈아 꺾고 나서, 목에 힘을 빼고 뒤로 젖힌다. 이 자세로 5∼10초 동안 있다 반대로 머리를 숙이고, 맨주먹으로 목줄기와 어깨를 두드린다. 어깨가 결리면 어깨와 목이 따뜻해질 때까지 문지른다.

팔에 힘을 뺀 뒤 어깨를 추켜올리고 한참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어깨를 떨구는 동작을 몇 차례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뒤 어깨를 뒤에서 앞으로, 앞에서 뒤로 교대해가며 돌리도록 한다.

◆ 비타민 C로 스트레스 이기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서 비타민 C가 많이 소모되며, 혈관이 노화하고 신경이 불안정해지고 근육에 피로 물질이 쌓인다.

식초 속 초산은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를 원활하게 해준다. 감식초든 사과식초든 어떤 종류라도 무방하다. 식초 3~4 숟가락을 생수에 타 먹는데, 역겨우면 꿀을 타먹어도 된다. 토란 줄기를 가루 내어 깨소금과 같이 먹거나, 시금치 를 뿌리째 찧어 즙을 내서 먹어도 효과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쉽게 짜증이 나고, 체내에 열이 쌓여 구취가 심해지거나 몸이 붓기도 한다. 이때 사과산과 구연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상추를 권할 만하다. 그냥 먹어도 좋고 생즙을 내서 먹어도 좋다. 산후 스트레스로 모유 분비가 적고 젖몸살이 날 때도 효과가 있다.

조리법이 좀 번거롭긴 하지만, 참깨 도 권할 만하다. 참깨를 9번 씻고 찌고 말려서 향내 나도록 볶은 다음, 가루로 내어 꿀에 반죽한 뒤 팥알 크기의 알약을 만든다. 이것을 따뜻한 물과 함께 복용하면 좋다. 참깨는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데, 불포화지방산은 혈관 벽에 붙어있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스트레스로 경직된 혈관에 탄력을 준다. 또 참깨 속 비타민 B1은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경섭·경희대 한의대 교수)

[조선일보] 2002.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