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생우유, 너무 일찍 먹이면 빈혈 우려
우유는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우수한 식품이다. 그러나 아기에게 생우유를 너무 일찍 먹이기 시작하면 오히려 철분 결핍성 빈혈에 걸릴 수 있다. 조제분유보다 간편하다는 이유로 일찍부터 생우유를 먹이고 싶어하는 어머니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삼가는 편이 좋다고 권하고 싶다. 소아과 교과서에는 “생후 9개월 이후부터 생우유를 먹일 수 있다”고 적혀 있지만, 18개월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다. 식욕이 좋고, 철분이 풍부한 다른 이유식을 충분히 먹고 있는 아기라면 12개월부터 생우유를 먹여도 좋지만, 서둘러서 좋을 이유는 전혀 없다.
단백질 성분을 아기 몸에 맞게 변화시킨 조제 분유와는 달리, 생우유는 아기 몸에 부담이 된다. 생우유를 하루 2000㏄ 이상 마시면 생우유 속 이종 단백질 때문에 아기가 미세한 장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생우유에 포함된 철분은 양도 적고, 흡수력도 떨어진다. 생우유를 많이 먹으면 다른 이유식을 적게 먹게 되기 때문에 철분 섭취량이 줄어든다.
아기 때 철분이 부족하면 운동·정신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철분이 부족한 어린이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흥분하고, 쉽게 지치고, 의욕과 식욕이 없다. 3개월 이상 철분 결핍 상태가 지속되면 지능 발달도 늦어진다. 빈혈에 걸린 뒤 뒤늦게 치료를 해도, 4~6개월 뒤에야 효과가 더디게 나타난다.
(김영훈·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과 교수)
[조선일보] 2002.11.27.